2024.03.15 14:03
미국의 엘리트 대학을 누가 통제하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대학과 나라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버드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의회 국정조사에 직면해 있고, 컬럼비아도 유대인에 대한 '고질적인' 적대감으로 소송을 당했다. 일류대학들은 수년간 능력주의에서 후퇴한 후 이제는 엄격한 시험기반 입학정책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부유한 대학들이 누리고 있는 안락한 세금감면 혜택이 곧 더 큰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모든 것 뒤에는 큰 질문이 있다. 넘쳐나는 돈으로 유약해지고 집단사고로 병든 미국 대학들이 과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논란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캠퍼스 내 극단적인 반응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12월에 블록버스터급 의회 청문회로 이어졌다. 청문회에서 정치인들은 세 명의 대학 총장을 세워놓고 반유대주의를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엘리자베스 맥길 총장은 며칠 후 사임했다. 하버드대 총장이었던 클라우딘 게이는 지난 1월 학내 반유대주의와 표절 논란(자신은 인정하지 않았다)에 휩싸여 총장직에서 사임했다.
하버드를 비롯한 다른 엘리트 대학의 많은 교수들은 강경 우파 공화당원들과 선동가들이 논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명문 대학 엘리트들에 대한 적개심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려 깊은 대학 내부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엘리트 대학, 특히 아이비리그에 속한 대학들이 학문과 능력주의적 가치에서 멀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미국인들로부터도 멀어져왔음을 인정한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미국 엘리트 교육의 결함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결함을 더욱 고착시킬 수도 있다. 프린스턴의 법학자이자 철학자인 로버트 조지는 "미국의 명문 대학들이 대중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것은 대중의 잘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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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와 다른 엘리트 대학들의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다른 대학들과 어떻게 다른 길을 걸어왔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미국의 엘리트 대학들은 수 세기에 걸친 명문대학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대학이 누리는 현재의 부(富)는 대부분 최근에 시작된 호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탠퍼드의 경제학자 캐롤린 혹스비의 연구에 따르면 1960년대만 해도 미국 최고의 명문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부는 약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그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로 확대되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엘리트 대학들이 더욱 똑똑한 학생들을 입학시킬 수 있게 된 변화 때문이었다. 항공료와 전화요금의 폭락으로 인해 똑똑한 학생들은 점차 집에서 멀리 떨어진 화려한 대학에 지원하고자 하는 열망이 커졌다. 전 세계의 똑똑한 젊은이들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거의 동시에 표준화된 시험의 확대로 대학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위기의 기원
혹스비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더 똑똑하고 야심찬 신입생들은 최고 수준의 교수진과 시설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높았다. 그리고 이들이 더 큰 성공을 거두면서 엘리트 대학이 동문들로부터 거둘 수 있는 기부금 규모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학의 새로운 재산 관리 방식도 미국의 초엘리트 대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미시간 주립대의 브렌던 캔트웰은 오랫 동안 명문 대학들이 재산을 신중하게 관리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장 부유한 대학들은 상품과 부동산 등 위험한 자산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가장 부유한 대학들은 효과적으로 투자를 해나갈 의지와 능력이 많았고, 수익의 더 많은 부분을 재투자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미국의 상위권 대학과 나머지 대학 사이에 간극을 벌렸다. 단 20개 대학이 미국 대학들 전체가 받은 8000억 달러(약 1054조원)의 기부금 중 절반을 가져갔다. 최고 엘리트 대학들은 등록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학생들에게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학교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상위 12개 대학의 합격률은 20년 전의 3분의 1 수준이다(대부분의 다른 대학에서는 합격률 변동이 없다). 최근 컴퓨터과학과 같이 인기있는 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의 입사 초봉은 명문대 졸업생의 경우 더 빠르게 상승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크레이그 캘훈은 미국의 고등교육이 "(발)디딤대 사이가 훨씬 멀어진 사다리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성공을 거둔 미국 최고의 교육기관들이 이제 싸움에 휘말리고 있다. 한 가지 도전은 해외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대학은 여전히 대부분의 세계 대학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선두 자리는 다소 불안해지고 있다. 영국의 타임스고등교육THE은 매년 3만 명 이상의 학자에게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 성과를 낸다고 생각하는 대학을 꼽아달라고 요청한다. 미국 대학을 지목하는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중국 대학을 지목하는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차트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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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컴퓨팅, 공학, 물리학 등의 분야에서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에서 발표하는 순위에서는 대학이 발표한 논문의 영향력만으로 대학 순위를 매기는데, 현재 중국 대학은 모든 과목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차트 2 참조). 옥스퍼드대의 사이먼 마긴슨은 "5년 전이나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놀랍다"고 말한다. 문제는 미국의 학술적 성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경쟁국들의 성과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과 교수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영어권 국가에서 공부하는 외국인의 60%를 유치했지만, 지금은 40% 정도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무렵부터 미국 최고의 대학에만 눈을 돌리던 우수한 중국인들이 싱가포르와 영국 등지의 대학에 예비로 '백업' 지원서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이들을 돕는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토머 로스차일드는 말한다.
해외로부터는 이렇게 도전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미국의 엘리트 대학들은 국내에서의 힘을 낭비하고 있다. 특히 두 가지 트렌드가 미국 전체와 명문 대학 간의 거리를 늘리고 있다. 하나의 트렌드는 대학이 고용하는 관리자 및 기타 교원이 아닌 직원의 수가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싱크탱크인 진보정책연구소Progressive Policy Institute의 폴 와인스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위 50개 대학은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원보다 행정 및 기능직 직원이 3배 더 많다. 이러한 증가의 일부는 정부의 대학규제 강화로 인한 추가 업무 등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다른 많은 부분은 불필요하게 부풀려진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추가 업무는 연구자들을 괜한 관료주의에 얽매이게 하고 불필요하게 부풀려진 비용으로 보인다. 현재 하버드대 학비(학부생의 경우 연간 8만 달러 즉 약 1억원에 육박한다)는 20년 동안 물가증가분을 뺀 액수로 27% 증가했다.
두 번째 추세는 학계에서 보수주의자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UCLA 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치적 좌파(즉 민주당 지지)에 속하는 교수진의 비율이 1990년 40%에서 2017년 약 60%로 증가했는데, 이 기간 동안 일반 대중의 정당 지지율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차트 3 참조). 이 비율은 미국의 많은 엘리트 대학에서 훨씬 더 한 쪽으로 쏠려있다. 지난 5월 하버드대 학생신문인 크림슨Crimson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하버드대 교수 중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3% 미만이고 75%는 진보적이라고 답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한 가지 주장은 학자들의 견해가 실제로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공화당원들이 오른쪽으로 더욱 이동하면서 학자들의 견해와 멀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좌파 동료들의 채용 및 승진 방해 때문에 우파적 견해를 가진 똑똑한 인재들이 교수직을 떠나거나 교수직을 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조직 비대화와 집단사고가 합쳐져 명문대학들이 종종 미국 대중과 거리감이 생기고 언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 것이다.
엘리트 대학은 대다수의 미국인이 성적이 낮은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계 학생을 입학에서 우대하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결정한 후에도 오랫동안 우대조치를 고수해 왔다. 일부 젊은 친구들이 아직 공부가 충분치 않은 상태로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갑자기 올려지는 이런 제도와 관행를 비판하는 학자들은 종종 학생들과 동료들로부터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으로 매도당했다.
폐쇄성
원칙적으로 작년 연방대법원의 인종 우대 금지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명문 대학들이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것(이른바 '레거시' 정책 - 역자주) 같은 그보다 더 불쾌한 입학 관행을 없애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에 나서는 대신 많은 대학들은 입학 기준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대학의 능력주의적 명분을 더욱 훼손할 가능성을 보였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대학은 지원자에게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것을 중단했다. 이제 자기소개서의 질과 같이 평가하기 어려운 지표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되었다. 최근 몇 주 동안 다트머스대과 예일대는 지원자에게 표준화된 시험점수를 다시 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두 대학은 아이비리그 중 처음으로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엘리트 대학은 자신이 싫어하는 견해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편협한 젊은 세대를 다루는 데 특히 소홀했다. 비정부기구인 '개인의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Fire은 미국 유명 대학들의 '표현의 자유'를 평가했다. 작년에는 하버드와 펜실베이니아 등 아이비리그 대학 2곳을 최하위 5개 대학에 포함시켰으며, 하버드는 꼴찌를 차지했다. 5개 대학 학생의 절반 이상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의 연설에 참석하려는 동급생을 못 가게 막는 것이 '때때로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직 약 70%만이 누군가의 발언을 막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사고의 편협성'을 용인할 뿐만 아니라 이를 영속화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어떤 이들은 엘리트 대학이 학생들을 더 많이 공부시킬수록 캠퍼스 내 발언을 둘러싼 싸움을 벌일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한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릭 헤스는 196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사이에 미국 학생들의 평균 주당 공부 시간이 약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성적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에서는 전체 성적 중 'A'로 표시된 비율이 2010년 67%에서 2022년 약 80%로 증가했고, 하버드에서는 60%에서 79%로 증가했다.
또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을 육성하는 데 전념하는 행정팀이 큰 책임이 있다. 모든 종류의 행정직원의 수가 증가해왔고, DEI 행정팀의 규모도 커졌다. 이들은 캠퍼스 내 모든 사람이 예의 바르고 친절한 태도를 갖도록 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치열한 논쟁을 옹호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하버드의 심리학자이자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는 교수 그룹의 일원인 스티븐 핑커에 따르면, 이들 DEI 담당 직원들은 원칙적으로는 학장의 지시를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대학에서 대학으로 수평 이동하면서 전적으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DEI 부서에 대한 비판자들은 DEI 부서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싸움으로 묘사하는 거친 '워우크' 이데올로기로 캠퍼스가 흠뻑 젖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대학이 보다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갖춘다면 이러한 모든 문제를 더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총장과 그 밑에 있는 학장들은 행동파 학생들 및 행정직원들에게 겁을 먹고는 인기 없는 견해로 괴롭힘을 당하는 학자들을 옹호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너무 자주 보였다. 학문의 자유를 위한 운동단체인 '개인의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은 2014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학자들이 자신의 발언으로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은 일이 최소 1000건 이상 있었다고 한다(5분의1이 직장을 잃었다).
말보다 실천
캠퍼스에서 어떤 발언을 용인할 것인지 용인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모호한 입장을 취해온 탓에 대학 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과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 충돌을 심판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지 않았던 총장들은 이제 모든 정치적 성향의 사상 검열관들에게 포위당하고 있다.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후 활발한 토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된 대학 지도자들은 필연적으로 당파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대학 이사회는 특히 약해 보인다. 대학의 부와 명성이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이사회는 그다지 전문적이거나 효과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많은 대학의 이사회가 비대하다. 명문 사립대학의 이사회는 보통 최소 30명 이상이며, 50명 이상인 대학도 있다. 그 정도 규모의 이사회로는 집중적인 전략적 논의가 쉽지 않다. 수가 너무 많다보니 각 이사들이 대학의 성공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끼는 책임의 범위도 제한된다.
또한, 이사직은 적절한 감독 역할에 필요한 시간과 헌신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부에 대한 보상으로 분배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은 일반적으로 학계 밖에서 유용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을 영입한다. 그러나 많은 이사들은 학교 일에 관여하지 않기를 원하며, 일부는 자신의 봉사가 자녀나 손주에게 입학을 위한 강력한 비장의 카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대학 거버넌스 개혁을 위한 로비활동을 하는 단체인 '미국 이사회 및 동문 협의회'American Council of Trustees and Alumni의 마이클 폴리아코프는 대학 이사들이 자신의 일을 단순히 "치어리더, 기부, 미식축구 경기 참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그리고 많은 사립대학에서 새로운 이사는 임명되기 위해 현 이사회나 대학 당국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이들과 무관한 아웃사이더는 임명 검토대상 조차 되기 힘들다.
이 모든 것이 어디로 가고 있을까?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대한 언론보도는 좌우 양쪽의 의원들을 자극했다. 12월에 연방의회의 초당적 그룹은 단기 비학위 과정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법안 초안에 새로운 문구를 추가했다. 그들은 매우 부유한 대학의 학생들이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제한해 단기 비학위 과정 재원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명문대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 것이라는 우려로 2월에 철회되었지만, 이후 졸업한 학생이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정부의 손실을 보전함에 있어서 정부와 '위험 분담'을 해야 한다는 새로운 제안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제안은 대학들이 오랫동안 논의하지 못하도록 저항해 왔던 것이었다.
엘리트 대학의 세금 혜택도 또 다른 표적이 될 수 있다. 수년 동안 정치인들은 대학들이 막대한 기부금을 "쌓아두면서" 학생 등록금을 인상하고 연구용 정부 자금을 훔쳐간다고 비난해 왔다. 2018년과 2022년 사이에 상위 10개 대학이 약 330억 달러(약 44조원)의 연방정부 연구 보조금과 계약을 얻어냈다고 NGO인 오픈더북Open the Book이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기부금은 약 650억 달러(약 87조원)가 증가했다. 2017년까지 대학들은 이러한 기부금 수입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후 매년 1.4%의 세금을 부과해 최고로 부유한 대학들에 타격을 입혔다. 트럼프는 재선되면 또 다른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최소한 공화당 정부는 연방 교육부에 고용된 민권 감시관 같은 규제 관리들을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입학 규정이나 DEI 팀의 업무에 대해 더 많은 조사를 시작하도록 장려할 수 있다. 공화당원들은 이미 공립대학 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으며, 이들은 훨씬 더 큰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플로리다 대학은 3월 1일에 새로운 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모든 DEI 직책을 없앴다고 발표했다. 1년 전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주지사인 론 디샌티스가 서명한 이 법은 주정부 자금이 이러한 일에 쓰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학이 스스로 치유하는 것이 더 좋다. 더 작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사회가 더 나은 감독을 제공할 것이다. 더 많은 능력주의 입시가 대학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개인의 권리와 표현을 위한 재단'의 그렉 루치아노프는 "발언을 (사상경찰처럼) 단속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 관료들이 캠퍼스에서 퇴출되기를 원한다. 대신 대학은 자유롭고 공개적인 토론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고 시카고대학의 톰 긴즈버그는 주장한다. "당신의 아이디어는 엄격한 (공개)검증을 거치지 않는다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개혁가들은 또한 정치적으로 중도파와 우파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학계에 들어오기를 원한다. 아무도 이런 일이 빨리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컬럼비아대에서 학문의 자유를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수그룹을 운영하는 짐 애플게이트는 대학 총장들이 이미 재직하고 있는 비정통파 사상을 가진 학자들을 보호해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대학 총장들은 학과에서 구직자에게 자신의 DEI 관련 접근방식을 기술하는 진술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못하게 할 수 있다(몇 년 전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대학 일자리의 5분의 1, 엘리트 대학들에서는 30% 이상이 이것을 요구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방식이 유능한 지원자를 가려내는 정직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이념을 테스트하는 것처럼 보인다.
반유대주의에 대한 계속되는 논란이 대학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하지만 덜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혐오 발언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 지도자들은 학생과 교직원의 발언을 더욱 주의 깊게 감시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캠퍼스 내 발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단기적으로는 혐오 발언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질이 떨어질 것이다. 프린스턴의 로버트 조지 교수는 "우리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습니다."
3월 9일자 이코노미스트는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명문대학의 위기를 경고했습니다. 가장 인용이 많이 되는 톱 5% 과학논문의 저자들이 이제는 중국의 대학 및 연구소 소속인 경우가 많습니다. 약 25%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중입니다. 한때 미국 명문대로 몰리던 세계의 인재들이 이제는 싱가포르나 영국 등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은 '워우키즘wokeism' 같은 이념적 압박이 토론의 자유를 약화시키고 있고 실력보다 부모가 그 대학의 동문인지를 묻는 '레거시'가 여전히 입학에 영향을 미칩니다. 학생들의 공부시간은 수십년간 3분의1로 줄어 들었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원보다 행정직원의 수가 3배나 많아졌습니다. 새로운 창의는 일견 이단적인 의견과 탐구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창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아이비리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입니다. 한국의 명문대학들은 어떨까요? 세계 최고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량이 있을까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 대학들의 현주소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