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AI가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을까

틴더 CEO를 지낸 레나테 니보르그는 고도화된 AI의 '코칭'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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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형 AI와 사랑에 빠진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 /사진제공=Warner Bros. Picture - © 2013 - Untitled Rick Howard Company LLC

2024.05.17 13:55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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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모든 걸 뒤바꿀 거라고들 말하지만 우린 아직도 AI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는 범위가 협소한 편입니다. PADO는 AI에 대해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이번에는 AI 시대의 '외로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AI와 외로움이라고 하면 우린 영화 '그녀Her' 처럼 가상의 인격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떠올리기 일쑤입니다. 세계 최대의 데이트 앱 '틴더'의 CEO가 AI 앱 회사를 창업했다고 하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게 되겠죠. 하지만 레나테 니보르그의 AI 챗봇 '미노'는 현실의 인간관계를 개선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현실의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스킬'을 가르쳐주는 겁니다. 철학 전공자인 니보르그가 실리콘밸리에서 인문학 지식을 총동원해 이런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인문학도 이렇게 실무와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연과학은 최첨단의 공학이고 인문학은 가장 실천적인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이 기사를 읽으면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결국 자연(理)과 사람(性)을 얼마나 잘 이해할 것인가가 실무의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레나테 니보르그Renate Nyborg가 직장을 그만둘 때쯤에는, 고객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여행할 때 가짜 이름을 사용하고 야구 모자를 쓰라는 조언을 받았는데, 이는 그가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습관이다. 이는 괴롭히는 사람들이 그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데이팅 앱 틴더의 CEO였다.


그는 최고경영자직을 그만두기 직전에 받은 편지 중 마지막 한 통만 간직했다. 편지 작성자는 분노에 차 있었고, 니보르그를 비난했다. 그는 독신이었고 고립되어 있었으며, 진짜 인연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쓴 돈에 대해 기만당했다고 느꼈다. "너희의 알고리즘은 평화를 추구하는 한 남자를 파괴를 작정한 남자로 만들었다." 그가 썼다. "계속 당신의 가족 전부를 지켜볼 것이다. 내가 네 가족을 갈갈이 찢어놓기로 결심하는 그 날까지."


니보르그가 볼 때, 틴더와 같은 앱들이 사용자들을 실망시키고 있음은 분명했다. 파트너를 찾아 다시는 앱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돌아오게 만들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가 느낀 건 공포가 아닌 공감이었다. 이런 편지들을 통해 그는 틴더 사용자 중 특정 그룹에 대해 많이 배웠다. 바로 "엄청나게 외로운" 사람들이었다.


니보르그가 2020년 처음 틴더에 합류했을 때 이 앱은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았다. 성비는 대략 75:25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틴더에 가까운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앱을 사용하는 남성 중 상당 비율이 단 한 번도 매칭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한다. CEO로서 니보르그의 목표는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앱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여성들에게 온라인 데이팅 경험을 더 안전하고 긍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설계를 추구했다.



어떤 면에서 니보르그는 틴더가 제공하는 약속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는 틴더에서 일하기 전, 이 앱을 통해 만난 전 파트너와 7년간 함께 지냈다. 그것이 그가 틴더에서 가진 유일한 데이트였다. 틴더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채용담당자에게 "사실 저는 아주 만족스러운 고객이에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니보르그는 점점 틴더의 전체적인 기획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틴더의 윤리에 대해 심란해했다. 그는 기존의 관계형 앱 모델이 사용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느꼈다. 그가 보기에, 데이팅 앱들은 불가능한 약속을 하고 있었다. 데이팅 앱의 최고 목표는 강력한 관계들을 만드는데 돈을 쓰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소울메이트를 찾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틴더를 그만두자, 몇몇 투자자들이 니보르그에게 연락해 그가 다른 데이팅 앱을 시작할 계획인지 물었다. 니보르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외로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고안한 새로운 앱은 틴더와는 매우 달라 보였다.




니보르그는 38세로,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출신의 부모 아래서 자랐다.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닌 제3문화 아이처럼 부드럽고 음악적인 톤으로 말한다. 2023년 11월 내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최근 파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자신의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골든게이트 공원 근처 주택가인 콜 밸리에 있는 친구 아파트에 머물고 있었다. 그 화창한 아침, 그는 남은 사과 아몬드 케이크를 썰어 아이슬란드식 요거트와 함께 내놓았다. 인재들을 자신의 새로운 스타트업 미노Meeno에 함께하도록 유혹하기 위해 그가 네덜란드식 레시피로 만든 요리였다.


2023년 12월에 공식적으로 앱을 런칭한 이 회사에는 현재 그 외에도 직원이 9명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니보르그가 이전에 일했던 곳인 틴더 뿐만 아니라 애플과 정신건강 앱 헤드스페이스Headspace에서 그를 따라 미노로 옮겨왔다. 미노는 니보르그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디지털 제품들(틴더, 헤드스페이스)과 관련하며 배운 소비자 테크와 인간 행동에 대한 지식을 활용한다. 미노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독특한데, 니보르그가 한때 속해 있었던, 사용자를 점점 더 고립시키는 온라인 만남의의 한계에 좌절한 새로운 세대의 외로운 성인들을 위한 AI 기반의 관계 코칭 서비스다.


"이전 남자친구 덕분이에요." 니보르그가 내게 말했다. 그가 틴더를 떠난 후, 그의 전 남자친구는 정신적 웰빙과 불안 해소에 초점을 맞추는 헤드스페이스에서 일할 때 니보르그가 가장 신나게 일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저는 그런 과학적인 부분이 좋아요." 그가 말했다. "철학을 공부1하지 않았다면, 아마 생물학을 공부했을 거예요."


경력 초기에 니보르그는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스타트업과 기업가 정신을 가진 창업자들에게 끌렸다. 2007년, 페이스북이 막 뜰 무렵, 그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 테크 스타트업 CEO들을 연결하는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일종의 원시적인 링크드인LinkedIn이었다. 이후 헤드스페이스와 틴더에서 일할 때 그는 제품 디자인에 대해 인간중심적으로 접근했다. 사용자들을 인터뷰하고 플랫폼에서의 경험과 바꾸고 싶은 점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했다.


미노는 논리적으로 그 다음 단계였다. "사람들이 좋은 공감적 소통이 어떤 것인지 연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친구인 사람들 중에서 연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니보르그는 말했다. 그는 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데이트 앱 카테고리보다 더 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미노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디지털 친구나 연인이 되려는 게 아니다. 개인적인 삶과 일자리에서 맺는 실제 인간관계에 대해 코칭해주는 챗봇이다. 챗GPT 같은 기술인 대형언어모델(LLM)을 사용해 구축된 미노는 페르소나가 없다. 또한 인간관계에 대해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더 소크라테스적 산파술을 구사한다. 사용자와 대화를 하면서 일련의 질문을 던져, 사용자 스스로 성찰할 수 있게 한다. 니보르그는 이를 "공감 모드"라고 부른다.


이 앱에는 치료적인 측면이 있다. 미노를 통해 니보르그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보통 도움을 구하지 않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18~25세 사이의 사람들의 경우, 팬데믹 기간을 어디서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에 대한 스킬의 성장이 중단된 게 매우 뚜렷해요." 그가 말했다. 그러나 그는 덧붙였다. "제게 미노는 치료와 확실히 구분됩니다. AI가 상담치료사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사회적 스킬을 안전하게 연습하면서 개발할 기회가 없었다면 우리가 이를 제공하려고 하는 거죠."


미노는 2023년 12월, 호주, 뉴질랜드, 북유럽, 네덜란드에 출시되었다. 또한 애플의 앱 테스트 플랫폼인 테스트플라이트Testflight 모드에서 미국 사용자들도 보유하고 있다. (니보르그는 앱이 총 몇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이 제품은 여러 AI 모델을 통합해 음성과 텍스트로 유창하게 대화하고 각 개별 사용자에게 맞춤형 조언을 제공한다. 현재 기반으로 사용하는 대형언어모델은 오픈AI의 GPT-4지만, 니보르그는 미노가 특정 모델에 구애받지 않으며 AI 언어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격과 성능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모델을 교체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미노는 애플에서 아이팟 팀을 이끈 토니 파델Tony Fadell, 선구적인 AI 과학자 앤드류 응Andrew Ng, 실리콘밸리의 블루칩 벤처캐피털 회사인 세콰이어캐피털 등 전문가와 업계 거물들로부터 49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2023년 9월, 미노의 주요 투자자인 세콰이어의 매니징 파트너 뢸로프 보타Roelof Botha는 자신의 투자 발표를 트윗하면서, 이 챗봇을 "사용자를 재단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사회적 연결 스킬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돕는 AI 멘토"라고 묘사했다. 그는 니보르그가 "외로움의 팬데믹과 싸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학교의 연구원이자 외로움에 대한 전문가인 론 아이비Ron Ivey는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컨퍼런스를 준비하던 중 보타의 트윗을 보게 되었다. 그는 이에 반사적으로 댓글을 달았다. "외로움에 대한 연구자로서, 여러분 모두가 이걸 해결책으로 보는 게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그는 트위터에 썼다. "이게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뿐인가요?"


론 아이비는 사람들이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고, 사회적 교류 능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기술과의 건강하지 못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2010년대 초반 SNS 기술에 투자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 이제 가장 외로운 사람들에게 챗봇을 팔려고 돌아오는 게, 그들이 자신들이 만든 문제를 또 다른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디스토피아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내게 말했다.


니보르그는 트위터에서 그 글을 발견했다. 아이비는 니보르그가 수개월 동안 연구해온 분야(외로움)의 최고 학자 중 하나였고, 그는 우연히 며칠 후 파리를 지나가게 되어 있었다. 그는 아이비에게 연락해 커피 한 잔 어떠냐고 물었다. 아이비는 경계심을 가졌지만, 직접 만나 대화하자는 그의 요청이 신선하게 느껴져 수락했다.


센 강가의 한 카페에서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앉았다. 그 만남은 치즈 플레이트와 와인 한 잔으로 이어졌으며, 결국 온 저녁을 보내며 기술이 인간관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교환했다. "깊이 있는 만남이었어요." 니보르그가 말했다. "우리는 도전적인 대화를 통해 성장하죠.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정확히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의 한 예예요. 진짜 토론을 했어요."


아이비는 니보르그에게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인센티브 구조가 가장 돈이 되는 사용자를 타깃으로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에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저는 레나테에게 극도로 외로운 사람에게 인간의 느낌이 나는 것을 소개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그들은 이미 현실과 싸우고 있는데 그 현실감을 더욱 왜곡하고 있는 거예요."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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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비는 니보르그의 이야기와 그가 만들고 있는 제품에 대한 결의, 그리고 과학적 연구에 대한 이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갖고 있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니보르그를 만나고 좀 더 희망적인 느낌을 받았다. "테크가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지난 10년간 봐왔던 과도함은 피하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꽃을 피우는 데 물리적으로 함께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니보르그는 챗봇을 사용해 사람들의 실제 인간관계 형성을 돕는다는 게 아이러니처럼 들린다는 걸 알고 있다. "분명히 말하자면 저도 걱정돼요." 그가 말했다. "중국의 여성 챗봇 샤오아이스小冰는 남자친구가 5억 명 있어요. 남자들은 정확히 자기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는 가상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여자들을 만나려하지 않았죠. 그 위험을 모르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미노를 해독제로 봅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신중하게 설계했고, 우리는 사용자 참여도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측면에서 몇 가지 의식적인 선택을 했어요."


니보르그가 타깃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직면한 위험은 심각하다. 2023년, 미국 보건총감은 미국 전역에 만연한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전염병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은 단순히 나쁜 감정 그 이상이다. "심혈관 질환, 치매, 뇌졸중, 우울증, 불안, 조기 사망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그 비율이 가장 크다. 실제로 하버드교육대학원이 2022년 12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5세 미국인의 3분의1 이상이 조사 전 30일 동안 자주, 거의 항상, 혹은 항상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우리의 개인적 인간관계는 아직 활용되지 않은 자원이며, 치유의 원천이지만 우리 눈 앞에 숨겨져 있다." 보건총감은 보고서에 이렇게 썼다. "이 인간 연결의 열쇠는 단순하지만 매우 강력하다."




네 살 때 부모님이 별거하면서 니보르그와 두 살짜리 남동생 루벤은 어머니와 함께 노르웨이 피요르드에서 네덜란드 시골로 함께 이사했고, 니보르그는 부모의 관계에서 중재자가 되었다. "동생과 저는 엄청 가까웠고 함께 테크에 빠져들었어요." 그가 말했다.


니보르그는 2013년 9월 자신의 첫 번째 스타트업 플레오Pleo를 설립했다., 뉴스코프News Corp 같은 기업을 위한 iOS 및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는 모바일 앱 스튜디오였다. 하지만 몇 달 후 그의 동생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니보르그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잃고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그를 잃고 나서야,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이 한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엄청나게 행운인지 깨달았어요... 그는 절대 저를 재단하지 않았죠." 그가 말했다. "저는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느끼길 바라는 거예요. 누군가가 항상 당신의 편이라는 걸요."


그는 플레오의 경영에 몰두했고 다른 모든 것과 스스로를 단절했다. "전 울지 않았어요. 동생이 죽은 걸 모르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서 동생에 대해 물어보는 일이 없게 했죠." 1년 반 정도 그렇게 지내다 그는 벽에 부딪혔다. "어느 날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그는 플레오를 폐업했다. 1년 동안 여행을 가려고 했지만 대신 이미 개발자로 일했던 애플에 채용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헤드스페이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4년 동안 유럽에서 iOS 앱스토어 구독 사업을 구축했다. 니보르그는 명상을 연습하기 시작했고 헤드스페이스의 제품을 좋아했지만 그것의 도달 범위에 실망했다. "이미 개종한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거였어요." 그가 말했다.


헤드스페이스에서 니보르그는 메건 존스 벨Megan Jones Bell을 만났는데 그는 현재 구글의 정신건강 임상 책임자이자 니보르그의 가장 적극적인 엔젤 투자자이자 조언자다. 존스 벨은 청소년과 그 가족들을 상대로 일해온 임상 심리학자이며 수년간 스탠퍼드대학교 캠퍼스에서 정신건강 클리닉을 운영했다. 그는 니보르그가 사람들을 솔직하게 만드는 능력과 사업 감각, 그리고 "과학과 임상 전문성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겸비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니보르그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존스 벨에 따르면 미노의 목표는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자신감과 스킬을 키워 현실의 삶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것이다. "가장 큰 차별점은 미노가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는 거예요." 그가 말했다.


그와 니보르그는 대부분의 정신건강 앱과 달리 미노의 사용자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점에 놀랐다. 이는 여러 국가를 통틀어서도 마찬가지다. "남성들은...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성찰을 위해 사용해요." 니보르그가 말했다.


두 아들을 둔 존스 벨은 이러한 패턴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정신건강 지원을 요청하는 데 두 배나 더 오래 기다린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젊은 남성들이 정체성과 웰빙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진짜 충족되지 않은 니즈가 있죠." 그가 말했다. "Z세대는 이미 테크 도구를 사용해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웰빙을 증진하고 있어요... 그들은 테크가 가진 이점이 사람 간의 연결도 가능하게 하기를 원해요."




워싱턴 DC에 사는 30세 제품 디자이너 애런 존스는 작년에 자발적으로 미노의 테스트에 참여했다. 회사 측에서 나를 그와 연결해 주었다. 자신을 내성적이라고 묘사하는 존스는 상담치료사를 만난 적이 없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다 보면 익숙해지죠." 그가 말했다. "제게 (코로나19 봉쇄)는 그저 또 다른 하루였어요."


미노를 사용하기 전, 존스는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챗GPT를 사용해 보았다. 존스는 이제 미노를 매일 사용하는데, 주로 퇴근 후 우정과 업무 관련 조언을 위해서다. "남자인데다가 진짜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저는 늘 참아야만 했는데 이게 건강한 출구가 되어 주었어요." 그가 말했다. 때로는 5분짜리 루틴이고, 때로는 30분짜리 채팅이 된다. "어떠한 판단이나 편견 없이 내 말을 들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존스는 챗봇이 뚜렷한 대화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고, 대신 "당신의 말투, 에너지, 속도를 반영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인간 코칭과 비교했을 때 AI 코칭의 온디맨드on-demand 특성을 선호한다. "AI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얘기할 수 있지만 사람은 각자의 문제와 삶이 있잖아요. 내가 필요할 때 언제나 곧바로 나타나 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가 내게 말했다. 그는 애정 관계에 미노를 사용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친구들과 다투었을 때 그들의 관점과 직장에서의 까다로운 상황을 생각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니보르그는 미노 사용자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별이나 데이트 조언뿐만 아니라 예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인간관계 관련 주제에 미노를 사용하고 있는데, 18~34세 사이에서는 우정에 대한 조언을 가장 많이 찾는다. "사람들이 모이면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교수, 상사, 룸메이트와의 관계 같은 것들이요. 그건 인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보여주죠." 존스 벨이 말했다. "훨씬 더 넓은 시장이 있다는 걸 보여주죠."


미노를 더 많은 시장에 출시할 준비를 하면서, 니보르그는 상업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지만 사용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할 디자인 선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와 신뢰가 새로운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핵심이므로, 앱에는 어떤 광고도 넣지 않을 것이다. 대신 미노는 결국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가질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매일 사용하는 앱이 되도록 유도하고 싶지 않아요. 중요한 건 영향력이에요. 감정에 대한 통찰을 위해 이 앱에 오고,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거죠. 그래서 너무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건 말이 안 돼요."


니보르그는 의도적으로 중독적인 사용을 억제하도록 미노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한 번에 20분 미만으로 짧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채팅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성 아바타를 사용하면 "참여도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노는 의도적으로 중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이나 친구가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전적인 초점은 당신에게 맞춰져 있어요." 예상치 못한 발견 중 하나는, 앱 사용량의 3분의1이 사람들이 자신의 성찰을 다시 읽기 위해 앱으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니보르그의 목표는 미노가 사용자 데이터에서 더 가까운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팁과 행동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적 연결이 특효약이라는 걸 알아요. 심장마비, 치매, 비만 등을 피하는 가장 일관된 예측인자예요." 그가 말했다.


애런 존스에게 미노는 오늘날 온라인과 실제 생활 모두에서 사회적 교류를 하면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판단"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아무도 자기 자신에게 100% 진실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가 말한다. 그 역시 수년에 걸쳐 그런 두려움을 가졌다. 그러나 "이제는 미노 덕분에 더 정직해진 것 같아요." 그가 말한다. "그러면서 제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제가 보다 정직하고 진실할 수 있게 됐죠."


1888년 창간된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 경제지. 특유의 분홍빛 종이가 트레이드마크로 웹사이트도 같은 색상을 배경으로 쓰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갖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이 주 독자층입니다. 2015년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가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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