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정학

미래 에너지 경쟁, 중국이 앞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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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PADO /사진=New York Times

2025.07.25 15:11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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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쟁은 군사력 대결이나 무역 전쟁 너머에서도 벌어집니다. 에너지 또한 그 치열한 전장戰場 중 하나입니다. 미국이 2000년대 이후에도 엄청난 경제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오바마 시절 '셰일 혁명'을 적극 활용하여 중동의 정치 상황에 경제가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처럼 축복받은 화석연료 자원이 없었던 중국은, 그 자신이 희토류 학자였던 원자바오 총리가 청정에너지에서 중국의 에너지 주권 확립의 비전을 보고 이를 꾸준한 투자로 밀어붙였고, 마침내 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대부분을 장악했습니다.


트럼프 2.0 시대로 들어서면서 미국과 중국의 에너지 전략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뉴욕타임스 6월 30일자 기사가 보여주듯,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나머지 국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풍력 터빈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며 청정에너지 시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화석연료 프로젝트 투자를 압박하며 전통적인 에너지 패권을 고수하려 합니다. 이 거대한 에너지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집니다. 부존 천연자원이 거의 없다는 점과 미래 가치를 생각할 때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국의 '관산복합체官産複合體'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편으로는 중국이 해상 풍력 발전 시설을 '해방海防'에 이용할 가능성도 군사전략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세력투사의 채널로 활용하고 싶을테지만, 베이징-텐진의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황해는 외적의 세력투사를 막는 곳으로 삼으려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젠가는 황해를 해상 풍력발전이라는 명분으로 풍력발전 시설의 군집으로 메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발전도 하고 방어도 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청정 에너지 기반 '국가대전략'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풍력 터빈과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그리고 중국의 청정에너지 붐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브라질, 태국, 모로코, 헝가리 등지에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에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프로젝트에 "수조 달러"를 투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또한 제너럴모터스(GM)는 뉴욕주 버펄로 인근 공장에서 전기 모터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막 취소하고 대신 8억8800만 달러(1조2320억 원)를 투자해 V-8(8기통) 가솔린 엔진을 생산하기로 했다.


에너지의 미래를 결정하기 위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온난화의 위험이 지구를 위협적으로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은 기후위기가 아닌 주로 경제 및 국가안보 관점에서 수립된 에너지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현대 세계를 형성하는 경제적, 지정학적 동맹과 함께 모든 산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한 세기 이상 자동차와 공장에 동력을 공급하고, 가정을 따뜻하게 하며, 제국에 연료를 공급해 온 석유 및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 세계가 계속 의존하기를 원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이자 최대의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트럼프가 '에너지 우위'의 시대라고 부르는, 중국과 같은 경쟁 강대국에 대한 의존을 없앨 잠재력을 제공한다.


중국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 중국은 태양과 바람에서 얻는 저렴한 전기로 움직이고, 저렴하고 기술 수준이 높은 태양광 패널과 터빈을 중국에 의존하는 세상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체 석유나 가스가 많지 않아 수입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없애고 재생에너지로 경제의 더 많은 부분에 동력을 공급하고자 한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지역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은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을 때 명확히 드러났는데, 이란은 수출용 석유 거의 전부를 중국에 판매한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나머지 국가들보다 더 많은 석탄을 태우고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기후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만 더 깨끗한 대안으로의 전환은 엄청난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배터리, 전기차 및 기타 여러 청정에너지 산업의 세계 제조업을 지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달 기술적 격차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2025년 3월 26일 목요일, 중국 산시성 옛 탄광 근처의 태양광 패널들. 에너지의 미래를 정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구 온난화의 위험이 행성을 위협적으로 덮고 있는 와중에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은 기후 위기보다는 주로 경제적 및 국가 안보상의 우려에 의해 규정되는 에너지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사진=Gilles Sabrié/The New York Times

2025년 3월 26일 목요일, 중국 산시성 옛 탄광 근처의 태양광 패널들. 에너지의 미래를 정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구 온난화의 위험이 행성을 위협적으로 덮고 있는 와중에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은 기후 위기보다는 주로 경제적 및 국가 안보상의 우려에 의해 규정되는 에너지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사진=Gilles Sabrié/The New York Times

2025년 4월 18일,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의 유전. /사진=J Emilio Flores/The New York Times

2025년 4월 18일,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의 유전. /사진=J Emilio Flores/The New York Times


중국의 최대 자동차 제조사, 최대 배터리 제조사, 최대 전자 회사는 각각 단 5분 만에 전기차를 재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전기차의 가장 성가신 번거로움 중 하나인 긴 충전 시간을 거의 없애버렸다. 중국은 전 세계 청정에너지 특허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약 70만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거인으로서 중국의 부상은 파키스탄과 브라질과 같은 먼 신흥 국가들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동맹 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국은 또한 다른 나라, 특히 미국이 따라잡기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은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제품인 강력한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제한했는데, 이는 해당 자석이 이미 전기차나 풍력 터빈과 같은 완제품 내부에 장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자석에 대한 일부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세계가 중국의 녹색에너지 기술을 구매하거나 아니면 포기해야 하는 선택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한때 미국이 명백히 주도했던 고도로 기술적인 분야인 원자력 발전에서도 지배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중국은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을 합친 것과 거의 맞먹는 31기의 원자로를 건설 중일 뿐만 아니라, 차세대 원자력 기술과 수년간 과학계를 괴롭혀온 거의 무한한 청정에너지의 원천으로 약속된 핵융합 기술에서도 진전을 발표했다.


"중국은 거대해요." 인도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첨단 공장에서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지만, 그 패널을 만드는 데 거의 전적으로 중국산 실리콘에 의존하는 인도 대기업 타타파워Tata Power의 최고경영자(CEO) 프라비르 싱하가 말했다. "정말 거대하다는 의미예요. 세계 어느 누구도 그들과 경쟁할 수 없어요."


중국이 특허 기술에서부터 핵심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청정에너지 산업을 지배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최대 경제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미국산 석유와 가스가 계속 유통되도록 하고 있다.


미국 경제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게 하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서 완전히 선회하여, 트럼프의 백악관은 새로운 시추를 위해 공유지와 연방 수역을 개방하고, 파이프라인 허가를 신속 처리하며, 다른 나라들이 관세를 피하는 방법으로 미국산 연료를 구매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의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국가 에너지 정책을 화석연료에 유리하도록 강력하게 재편하는 역사적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본질적으로 국내외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게 강압적인 에너지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현대 세계가 이미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미국은 이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므로, 태양에너지가 더 깨끗하고 더 저렴할 경우가 많더라도 화석연료를 수출하는 것이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자신들의 제품을 세계에 판매하려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은 지구의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200년 이상 화석연료를 태운 것은 현대 세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고, 역사적으로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큰 번영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이는 또한 과학자들이 현재 점점 더 심각해지는 위기라고 말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석유, 가스, 석탄 연소로 대기 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열을 가두는 담요 역할을 하여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심지어 중국의 지역 경쟁국인 인도를 포함한 많은 거대 경제국들이 더 깨끗한 기술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중국산 청정에너지 제품의 경제성은 전 세계 배출량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과학계는 온난화가 억제되지 않으면 점점 더 심각한 가뭄과 폭풍을 계속 유발하고, 잠재적으로 해류와 지구 기상 패턴을 바꾸며, 식량 생산을 방해하고, 생물 다양성 위기를 심화시키며, 해수면 상승으로 세계 최대 도시 일부를 침수시키는 등 여러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 과거 천연가스 회사 임원이었던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기후 변화를 "현대 세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일 뿐"이라고 묘사했다.


중국과 미국의 엇갈리는 에너지 정책에 대해 묻자, 벤 디트더리히 미국 에너지부 대변인은 "미국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의 축복을 받았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민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를 완전히 활용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청정에너지를 장려하려는 과거의 노력이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해쳤다"라고 말했다.


화석연료 기업을 위해 로비하는 미국석유연구소American Petroleum Institute의 아만다 에버솔 수석 부사장은 자신의 기관이 중국의 발전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들의 전략적 위협을 너무 얕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 계속해서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미국의 에너지 관점에서 계속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의 국가 안보 이익과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에버솔 부사장은 말했다.


백악관은 에너지 전략과 중국의 발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세계 에너지의 대부분은 여전히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하지만 각국이 기후 변화의 위험에 대처하려 하면서 꾸준히 더 깨끗한 대안을 채택해 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5년까지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석탄과 천연가스를 제치고 전력 생산의 두 가지 가장 큰 원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비용이 계속 하락함에 따라, 미국의 전략은 중국이 더 깨끗할 뿐만 아니라 더 저렴한 전력에 대한 세계의 증가하는 수요를 더 잘 활용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은 화석연료 경제를 옹호할 것이고, 중국은 저탄소 경제의 리더가 될 거예요."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의 중국 기후 허브를 이끄는 리슈오가 말했다. "이제 미국에게 남은 질문은 '여기서 어디로 갈 것인가?'죠."


2025년 3월 25일, 중국 정저우의 전기차 공장. /사진=Gilles Sabrie/The New York Times

2025년 3월 25일, 중국 정저우의 전기차 공장. /사진=Gilles Sabrie/The New York Times

미국은 어떻게 주도권을 잃었나

미국에겐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미국은 1950년대에 최초의 실용적인 실리콘 광전지 셀을, 1970년대에 최초의 충전식 리튬-금속 배터리를 만들었다. 세계 최초의 풍력발전 단지는 거의 50년 전 뉴햄프셔에 건설되었다. 지미 카터는 1979년에 백악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그러나 석유, 가스, 석탄의 공급이 풍부하고 화석연료 산업이 기후 우려를 경시하려는 노력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청정에너지 투자를 촉진하려는 미국의 약속은 때로는 극적으로 약해지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09년 오바마 행정부는 신에너지 기술에 대출보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4억5600만 달러(6330억 원)를 받았고, 이 대출은 훗날 테슬라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다음에는 솔린드라Solyndra가 있었다.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솔린드라는 총 5억2800만 달러(7330억 원)에 달하는 연방 대출 보증을 받은 뒤 파산하여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안겼다. 10년이 넘은 일이지만 미국의 청정에너지 증진 노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솔린드라를 재생에너지 실패의 증거로 인용한다.


중국 관리들은 솔린드라에 대한 집착에 의아해했다.


"솔린드라 때문에 조금 걱정되시나요? 아주 작은 회사들인데, 왜 걱정하시죠?" 중국의 풍력 및 태양광 정책의 핵심 설계자인 리쥔펑이 2017년 인터뷰에서 말했다. 중국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더 큰 의욕이 있었고, 이는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더 큰 보상을 거두기도 함을 의미했다.


청정에너지 기술을 지배하려는 중국의 목표는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20년 전, 중국 지도자들이 미래를 내다보며 에너지 생산 통제가 국가안보에 필수적임을 전략적으로 이해하면서 탄생했다.


2003년, 원자바오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직위인 총리가 되었다. 희토류 지질학자였던 원자바오는 에너지 정책을 사업 기회이자 지정학적 필요성으로 보았다.


중국은 수입 석유에 의존하게 되었다. 중동의 격변과 때로는 적대적인 두 강대국인 미국과 인도의 해상 항로 통제에 취약하다고 느꼈다.


중국의 대기 오염은 끔찍했고, 사람들을 죽이고 회색빛에 뒤덮인 도시들의 이미지로 세계적인 망신거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경제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숙련 제조업에 의존했다. 원자바오는 중국을 에너지 혁신 국가로 만들면 두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슬리퍼를 만드는 대신 클린 기술을 만들게 된 거죠." 우드로윌슨센터의 중국 환경 프로그램 국장인 제니퍼 터너가 말했다.


원자바오 정부는 사실상 백지 수표를 써주었다.


중국은 풍력, 태양광, 전기차 제조업체에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국 시장을 외국 경쟁자들로부터 보호했다. 배터리용 코발트와 같은 많은 핵심 원자재에 대해 세계적인 준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오염이 심한 석탄 발전소에서 나오는 저렴한 전기는 중국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저렴하게 알루미늄 제련소와 폴리실리콘 공장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었다. 비판론자들은 또한 중국이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신장과 같은 곳에서 강제노동을 사용했다고 비난했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한다.


동시에 중국은 연구와 숙련 노동력에 투자해왔다.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 청정에너지 기업들에게 미국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수준의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중국이 장기적인 목표에 전념하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및 전력망용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의 판젠 공동의장이 말했다. "하지만 일단 전념하면, 우리는 정말로 그것을 해내려고 하고, 정부, 정책, 민간 부문, 엔지니어링 등 사회의 모든 측면이 조정된 노력 하에 같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일합니다."


중국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불과 10여 년 전, CATL은 일본 전자 회사의 신생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타트업이었다. 오늘날엔 거대한 배터리 모양의 본사에서부터 광산, 화학 처리 공장, 공장으로 이루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창업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25년 3월 31일, 중국 닝보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작업자가 로봇 팔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은 제조 비용 절감을 위해 더 많은 로봇을 설치했다. /사진=Qilai Shen/The New York Times

2025년 3월 31일, 중국 닝보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작업자가 로봇 팔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은 제조 비용 절감을 위해 더 많은 로봇을 설치했다. /사진=Qilai Shen/The New York Times


그 짧은 기간 동안, 중국은 한때 미국이 주도했던 청정에너지 산업까지 지배하게 되었다. 2008년, 미국은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전 세계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생산했다. 오늘날은 중국이 90% 이상을 생산한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이제 일본, 독일, 미국을 능가하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산업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제조 비용을 대폭 절감하기 위해 중국은 공장을 자동화했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로봇을 설치했고, 이는 미국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룽지그린에너지LONGi Green Energy Technology의 에릭 루오 부사장은 '클러스터 제조'로 알려진 방식이 유익했다고 말했다. "차로 3~4시간 거리 내에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곳들이 있어요." 그는 말했다. 부품, 제조업체, 숙련된 인력, 모든 것이 다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그 모든 혁신이 함께 모여 있는 곳은 없죠." 그는 말했다.


클러스터링은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막대한 이점을 제공한다. CATL의 창업자인 로빈 정은 지난 여름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비용이 중국보다 6배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그러한 공장을 짓기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약화시키기 전의 이야기였다.


제조업과 기술 지배를 넘어, 중국은 또한 대대적인 청정에너지 건설 붐을 일으켰다.


2024년 6월, 세계 최대 규모인 우루무치 태양광 발전소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는 일부 소규모 국가들이 나라 전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10개의 태양광 시설 모두 중국에 있으며, 더 큰 시설들도 계획되어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BYD는 세계 최대 자동차 공장인 독일 폭스바겐 공장의 두 배에 달하는 자동차를 생산할 전기차 공장을 두 대 건설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 그림을 보는 데 늦었다. 오바마 행정부 말기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가 되어서야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자신들이 청정에너지 경쟁의 너무 많은 부분을 중국에 내주었음을 깨달았다.


"미국은 잠들어 있었어요." 전 상원 에너지 및 천연자원 위원회 직원이자 현재 무역 단체인 미국태양광에너지제조업협회Solar Energy Manufacturers for America의 전무이사인 마이클 카가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술을 발명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제조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물론 미국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미래의 행정부는 다시 한번 청정에너지 연구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귀중한 시간을 잃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중국이 한 투자는 지금 결실을 맺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자국 에너지 산업을 개발하고 그 제품을 세계에 수출하는 데 계속해서 돈을 쏟아붓고 있다.


2025년 2월 28일, 브라질 카마사리의 중국 전기차 공장. /사진=Victor Moriyama/The New York Times

2025년 2월 28일, 브라질 카마사리의 중국 전기차 공장. /사진=Victor Moriyama/The New York Times

2025년 4월 18일, 멕시코 엔세나다에 있는 미국 가스 수출 터미널. /사진=Sandy Huffaker /The New York Times

2025년 4월 18일, 멕시코 엔세나다에 있는 미국 가스 수출 터미널. /사진=Sandy Huffaker /The New York Times

중국의 '소프트파워' 야망

중국의 가장 큰 녹색에너지 고객 중에는 석유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 무한한 석유 매장량으로 유명한 사막 땅에서 중국 기업들은 태양광 발전소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저장 사업으로 손꼽히는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 영향력을 이용해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거나 확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자국 내 에너지 독립을 필수적인 것으로 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권력을 투사하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걸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매우 상이하다.


오늘날, 수많은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은 전 세계에 에너지 기술을 판매하고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관계는 지정학적 동맹이 변화하는 순간에 중국이 수십 년에 걸친 금융, 문화, 심지어 군사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마치 세계지도 같다. 중국은 한때 주로 미국 및 유럽과 거래했던 터키 같은 국가에 원자로를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중국이 이미 파키스탄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될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브라질에 풍력 터빈을,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케냐 북부에서는 중국 개발업자들이 아프리카 최대의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했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잠비아 같이 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광물이 풍부한 국가들에서는 온갖 종류의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의 자금 지원으로 몇몇 국가 정부가 중국 은행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되었다.


연구 그룹인 클라이밋에너지파이낸스Climate Energy Finance에 따르면, 2023년 이래 중국 기업들은 청정에너지 제조, 발전, 송전에 1680억 달러(233조 원)의 해외투자를 발표했다.


"그들은 이 시장들을 지배하고 있어요." 우드로 윌슨 센터의 터너 국장이 말했다. "시장 지배는 소프트파워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죠."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광범위한 해외 원조 프로그램 네트워크를 해체함으로써 미국의 오랜 소프트파워 전략을 포기했다.


그 대신 다른 나라들과 더 거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중국이 배터리 프로젝트를 건설하는 동안, 미국은 최근 대규모 무기 판매에 합의했고, 한 미국 회사는 희토류 채굴, 가공 및 자석 제조 시설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더 많은 화석연료를 판매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석유 및 가스 회사 임원들로부터 7500만 달러(1040억 원) 이상의 선거 자금을 받은 트럼프는 "시추해, 베이비, 시추해(drill, baby, drill)"를 약속하며 "에너지 우위"의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첫 몇 달 동안, 그는 더 많은 에너지 수출 판로를 열고 외국 정부가 더 많은 미국산 가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의 군사 물자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이며, 더 많은 미국산 가스를 구매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는 우방국에게조차 공격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사례라 할 수 있다.


"미국은 석유와 가스로부터 지정학적 영향력을 얻고 있어요."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 작성을 도왔던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바룬 시바람 연구원이 말했다. "이런 식의 에너지 전환은 실제로 미국에 매우 나쁜 일이에요. 왜냐하면 지정학적, 경제적 기반을 경쟁국인 중국에 내주게 되기 때문이죠."



2025년 1월 19일, 중국 안후이성에 있는 송전선. /사진=Gilles Sabrié/The New York Times

2025년 1월 19일, 중국 안후이성에 있는 송전선. /사진=Gilles Sabrié/The New York Times

2023년 3월 23일,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의 유정에서 이어지는 송유관. /사진=Erin Schaff/The New York Times

2023년 3월 23일,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의 유정에서 이어지는 송유관. /사진=Erin Schaff/The New York Times

세계는 무엇을 살 것인가?

미래는 한 번에 하나의 거래로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더 많은 알래스카산 천연가스를 구매하고, 그곳의 거대하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유럽연합(EU)에 자국산 전기차를 거대 시장에 들여보내 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이는 유럽의 자동차 산업에 광범위한 일자리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즉각적인 승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는 점점 더 에너지에 굶주리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과 석유, 원자력과 천연가스 모두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여전히 자국의 막대한 석유, 가스, 석탄에 대한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80%는 여전히 화석연료로 충족된다.


그러나 그 비율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금세기 중반까지 석유, 가스, 석탄이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6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그리고 중국은 그 나머지를 차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 정부가 경주에서 빠지기로 결정한다고 해서 경주가 멈추는 건 아니죠." 브라질 재무부의 고위 관리인 하파에우 두보가 말했다. "다른 나라들은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2025년 4월 18일,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에 있는 유전. /사진=J Emilio Flores/The New York Times

2025년 4월 18일,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에 있는 유전. /사진=J Emilio Flores/The New York Times


1825년 창간된 미국의 진보 성향 일간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퓰리처상을 수상(130회 이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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