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중국의 초대형 댐 건설이 인도를 격분시킨 까닭

티베트 지역에서 추진 중인 중국의 새로운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외교·환경적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중국의 기술 발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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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8일 촬영한 이 항공 사진은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닝치시 메이린현에 있는 얄룽창포강의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신화/뉴시스

2025.08.15 14:42

The Wire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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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자 더와이어차이나 기사는 중국이 짓고 있는 티베트 지역의 초대형 댐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인 싼샤댐의 4배 규모라고 합니다. 사회주의 국가들은 예전부터 수력발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북한도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습니다. 아마도 석유 같은 화석연료는 해외로부터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자본주의에 의존하지 않고 '자주적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수력발전을 장려해왔던 것 같습니다. 중국 역시 수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티베트 지역에 건설하는 이 댐과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여러모로 흥미롭습니다. 아시아의 주요 하천은 티베트라고 하는 아시아의 지붕에서 발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티베트라는 상류를 장악하면 하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략적 사고가 이 프로젝트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사는 그런 공포는 과장된 것이라고 영국 연구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만, 싼샤댐의 4배 규모에 발전용량이 폴란드의 전체 발전용량에 맞먹는다는 댐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댐은 붕괴되었을 경우 하류에 엄청난 피해를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하류에 있는 인도나 방글라데시가 긴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쩌면 이 초대형 댐이 향후 중국-인도 분쟁의 씨앗이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댐 건설의 과실을 하류에 있는 국가들과 나눈다면 화합의 단초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중국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리창 중국 총리는 이를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표현했다. 리 총리가 지난 월요일 직접 착공을 선언한 이 중국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 사업은 수치상으로도 그 명성에 걸맞다.


이 댐은 인도 브라마푸트라강과 방글라데시 자무나강의 지류인 얄룽창포강에 건설되며, 티베트 고원의 경계 지점에 다섯 개의 수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되면 발전소들은 최대 70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폴란드 전체의 발전 용량을 웃도는 규모다. 이 거대 프로젝트에는 1670억 달러(230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며, 이는 2000년대 초 중국이 건설한 논란의 초대형 수력발전소인 싼샤댐 건설비의 네 배를 훌쩍 넘는다.


다만 싼샤댐이 건설될 당시에는 산업화 가속을 위한 에너지 확보가 절실했던 개발도상국 중국의 사정이 있었지만, 현재의 중국은 원자력부터 풍력, 태양광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선도하는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변모했다. 실제로 지난 5월 한 달 동안 중국이 새로 설치한 태양광 발전 용량은 93기가와트에 달해, 향후 10년 뒤 얄룽창포 프로젝트 완공 시 예상 전력 생산량을 이미 넘어섰다.


얄룽창포강에 건설될 댐은 계획된 발전량이 60~70기가와트로 오늘날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 프로젝트들을 압도한다. /그래픽=The Wire China

얄룽창포강에 건설될 댐은 계획된 발전량이 60~70기가와트로 오늘날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 프로젝트들을 압도한다. /그래픽=The Wire China


그렇다면 왜 중국 정부는 지리적으로 외딴 데다 지진 위험이 높고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이렇게 복잡한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강행하는 것일까?



헬싱키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Centre for Research on Energy and Clean Air)의 중국 정책 분석가 벨린다 셰퍼는 "중국의 전략은 모든 것을 더 많이 건설하는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많은 요구를 충족한다. 경제적으로 투자 유입을 촉진하고, 도로와 철도 건설도 동반될 것인데, 이는 중공업 부문이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수력발전은 이미 중국 최대의 재생에너지원으로, 2024년 기준 전체 전력생산 용량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수력발전의 대부분은 쓰촨성과 윈난성 등 서남부 성(省)들에서 나온다. 이 지역들은 얽히고설킨 하천망과 인구 밀집 지역과의 인접성 덕분에 지금까지 중국의 주요 전력 기업들을 끌어들여왔다.


하지만 중국은 미개발 상태의 대규모 수력발전 부지를 거의 소진해, 기업들이 더 먼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중 티베트는 여전히 손대지 않은 마지막 개척지로 남아 있다. 양쯔강과 메콩강을 비롯해 아시아 주요 하천의 발원지인 티베트는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 자료에 따르면, 설치된 수력발전 용량 기준으로 중국 31개 성·자치구 가운데 24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얄룽창포 초대형 댐과 이 지역에 계획된 다른 수력발전 프로젝트들이 완공되면, 순위는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이번 댐 건설 착수는 중국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선호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에는 2035년까지 매년 평균 1200억 위안(약 23조원)이 투입되며, 이는 티베트 2024년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증권사인 차이나시큐리티스(CSF, 中國證券金融股份有限公司)의 저우쥔즈 애널리스트는 이 수치를 토대로 향후 10년간 중국 GDP 성장률을 매년 평균 0.15% 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초대형 댐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거의 밝히지 않았다. 과거 수력발전 사업들은 중국 국영 개발은행의 대출로 자금을 마련한 뒤, 향후 수력발전 수익으로 이를 상환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얄룽창포 프로젝트는 이미 부동산 경기 침체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 건설 및 중공업 기업들에는 단비가 되고 있다. 수력발전 전문 국영기업인 중국전력건설(약칭 中國電建)의 상하이증시 주가는 착공일이었던 월요일에 일일 상한가인 10%까지 치솟았고, 주간 기준으로 금요일까지 32% 상승 마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시멘트 기업 중 하나인 화신시멘트(華新水泥) 주가도 이번 주에만 15% 올랐다. 철광석과 철근 선물 가격도 급등세를 보였다.



벨린다 셰퍼는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 도전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이 프로젝트는 중국내에서 분명 투자 기회 쪽으로 홍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진보 역시 중국 정부가 지금 얄룽창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해준다. 수십 년 전부터 이 강에 댐을 건설하자는 제안이 이어져 왔다고, 오랜 기간 중국의 수자원 정책을 추적해 온 전 영국 고위 외교관 찰스 파튼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 중앙정부는 2009년, 인구가 드문 이 댐 건설 예정지 소재 현(縣)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약 10억 위안(약 2000억원)을 투입하며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파튼에 따르면, 그간 티베트 오지에서 전력 수요가 있는 수천 마일 떨어진 중국 동부로 막대한 전력을 송전하는 문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이제 중국은 초고압(UHV) 송전선 설계 및 건설 분야에서 세계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전기의 고속도로'라 불리는 초고압 송전망은 막대한 전력을 광범위한 거리로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게 한다. 2024년 말 기준 중국은 총 42개의 UHV 송전선을 운영 중이며, 이 중 최장 노선은 티베트에서 시작해 1901 킬로미터를 이어지는데, 이는 뉴욕에서 마이애미까지의 거리와 거의 맞먹는다. 랜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스마엘 아르시니에가스 루에다는 "중국의 UHV 기술 역량을 고려할 때, 얄룽창포 프로젝트까지 송전망을 확장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과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른 기술적, 환경적 문제를 경고한다. 댐이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된다 해도, "제방 붕괴, 산사태, 토석류와 같은 통제 불가능한 사건들이 구조물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2차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중국의 대표적 지질학자 판샤오가 2022년 논문에서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직면한 더 까다로운 장애물은, 이웃국가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핵심 하천을 상류에서 가로막는 댐 건설이 초래할 외교적 문제일 수 있다.


중국의 계획은 인도 정치권을 격분시켰다. 인도 집권 BJP 소속 타피르 가오 의원은 이 댐을 "괴물 같은" 시설이자 인도 동북부와 방글라데시에 잠재적 재앙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주 "수량 데이터 공유, 홍수 예방, 재해 경감을 위한 하류 국가들과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 연구원 샘 갤은, 해당 하천 지류가 인도 영토에 들어와 하류로 흐르면서 다른 지류들과 합쳐져 크게 변화, 확장된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가 인도의 수자원 접근에 미칠 영향은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중국이 '수도꼭지'를 쥐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하류의 수량을 그렇게까지 통제할 수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갤은 또 중국이 메콩강을 둘러싸고 동남아 5개국과 체결한 실시간 수위 데이터 제공 합의처럼, 자국 댐으로 인한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온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도와는 양국 관계가 냉랭한 탓에 이런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프로젝트가 하류 지역을 파괴하는 것이 주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데이터 투명성과 지역 외교 경로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후가 온난화되는 현실 속에 이런 사업이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엘리엇 첸은 캐나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더와이어차이나 기자이다. 그는 미국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인권이니셔티브와 마르코폴로의 연구원이었다.


뉴욕타임스 중국 특파원 출신인 데이빗 바르보자가 2020년 만든 중국 전문 온라인 주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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