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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사팀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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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Google DeepMind

2025.09.19 15:27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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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업무 중 인사(人事)는 이름 그대로 '사람의 일'이어서 아무래도 AI를 이용한 자동화가 어려운 부문일 듯 합니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 8월 18일자 '빅리드' 기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AI 혁명이 어떻게 기업들의 인사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도하고 있습니다. 인사 업무는 직원들의 신규 채용, 직장생활 지원, 그리고 급료와 관련된 업무로 대략 나뉘어질 수 있는데, 이 중 신규 채용은 1차 서류심사 정도는 AI로 할 수 있을 듯 하고, 휴가나 다른 소소한 직장생활 지원은 AI 챗봇 등으로 대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경제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급료, 경제적 보상 문제 등도 AI가 관여할 여지가 있다고 합니다. AI를 통해 인사팀의 인원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 자동화가 미치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업무는 어디일까, AI가 침범하지 못하는 마지노선은 어디일까입니다. 이 기사의 마지막 문장은 어느 구글 출신 인사의 말인데,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는 인사 업무를 아무리 자동화해도 마지막 20 퍼센트는 언제나 사람이 담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기계가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어떤 중대한 경우에는 사람들이 결국 사람과 대면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고해성사를 하러 신부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기도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 속 가장 어두운 것들을 사람에게 털어놓을 때 기분이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는 법이니까요."


팬데믹의 절정기에, 미국 통신 소프트웨어 기업 링센트럴RingCentral은 원격 근무의 확산으로 폭증한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4000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였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이 회사는 팬데믹 시기 300명에 달했던 인사팀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인사 책임자 앨빈 램은 상부에 더 이상 인원을 줄일 수 없다고 말했지만, 불가피한 상황이 온다면 추가로 감축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회사의 인사 챗봇 링고Ringo와 같은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다면 "모든 이해 관계자들에게 예전 수준의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방법을 찾아내어,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람의 이같은 발언은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기업들이 직면한 과제의 핵심을 보여준다. 모든 분야의 경영진들이 자신의 팀에서 이 기술을 어떻게, 얼마나 빠르게 활용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동시에, AI가 팀 업무의 상당 부분을 더 효율적이고 낮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에 맞서 자신들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사 업무에서 인간을 덜어내는 현상은, 앞으로 기업의 더 많은 기능 전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실리콘밸리의 거의 모든 인사 담당 동료들이 최고경영진으로부터 한결같이 내려오는 지시로 인해 무척 고전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해 인력을 줄여라. 전 직원이 AI 활용 능력을 갖추게 하라'는 것이죠. 이것이 우리 모두가 씨름하고 있는 문제입니다"라고 람은 말했다.


아직은 비교적 초기 단계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2분기 자료에 따르면 120만 개 기업 중 상품과 서비스 생산에 생성형 AI를 사용했다고 답한 곳은 9퍼센트에 불과하다. 비율이 빠르게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세일즈포스, 아마존, JP모건체이스와 같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은 AI가 노동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생산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5월, JP모건체이스의 소비자 및 지역 뱅킹 부문 CEO인 마리안 레이크는 투자자들에게 사기 대응, 명세서 처리 같은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운영 부문은 "새로운 AI 도구와 역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향후 5년간 사업 규모는 25퍼센트 이상 성장하겠지만, 인력은 약 10퍼센트 정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라고 말했다.


임원들은 AI를 통한 생산성 제고라는 경영진의 요구와, AI의 도입이 핵심 운영 부문을 공동화시킬 위험 사이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신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한 가지 우려는 인사와 같은 기업 활동의 핵심 기능이 섣불리 링센트럴의 링고 같은 각종 경영 자동화 도구들에 위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에서 인사 업무를 총괄했고 이후 인사 테크 기업을 잇달아 창업한 라슬로 보크는, 경제적으로 핵심 질문은 AI가 창출하는 생산성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에 있다고 지적한다. 즉, 그것이 기업의 수익 확대나 경영진 보수 증가 형태로 자본의 몫이 될 것인지, 아니면 근로시간 단축이나 임금 인상 등의 방식으로 노동에도 나눠질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서 인사 관리자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인사 담당 임원들이 "기업의 비밀경찰"인지, 아니면 그들이 자처하듯 "직원들의 옹호자"인지를 가늠할 "최종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크는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그들이 진정 누구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다.





전통적으로 "인사"(personnel)라 불리던 부서는 이제 종종 "피플"(people)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들은 직원 정책의 세부 사항을 처리하고 채용과 해고, 복리후생과 웰빙 전반에 대해 조언함으로써 임원들을 지원한다. 예컨대 팬데믹 시기 인사 부서는 원격 근무로의 전환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고, 팬데믹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관리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인사 부서는 그저 서류만 처리하는 상부의 도구라거나 대규모 정리해고를 집행하는 '도끼부대', 그리고 최근에는 "워우크woke" 다양성 정책의 전파자라며 지속적으로 조롱받고 있다.


인사 부서는 직원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재설계하는 일만이 아니라, 직원들이 신기술을 실제로 활용하거나 새로운 직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인력을 재교육해야 하는 책무를 갖는다. 필요한 경우에 AI 도구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인한 인력 감축을 강행할 책임도 진다.


인사 전문가들을 대표하는 미국 인적자원 관리협회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으로 인사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기업 3분의2 가량은 AI를 "인재 영입" (즉 채용) 과정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및 역량 개발 (예컨대 교육 과정이나 코칭) 그리고 성과 관리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기업 벤다스타 테크놀로지스Vendasta Technologies에서는 인사팀이 여전히 모든 지원서를 직접 검토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자동화된 인재 선발 도구인 스카우트Scout를 도입해 1차를 통과한 모든 지원자에게 표준화된 질문을 활용한 전화 면접으로 인재를 선별할 계획이다. 인사 운영 이사 킴 쿠츠는 이를 통해 채용 담당자의 노동을 연간 1000시간 이상 절약할 수 있으며, 절감된 시간을 더 고도의 업무에 재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오픈AI가 2022년 11월 챗GPT를 일반에 공개하기 전에도 기업들은 자동화된 선별 시스템을 활용했는데, 여기에는 인간의 편견이 개입할 위험을 줄이려는 목적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구직자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설득력 있는 지원서와 이력서를 작성해서 대량으로 자동 제출하는 방법을 터득함에 따라, 기업들은 '불에는 불로 맞서는' 방편으로 AI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많은 기업 내에서 특정 규정을 확인하거나 휴가 신청 방법을 문의하는 등 직원들의 일상적 질문에 AI 챗봇이 응답한다. IBM의 경우, 이러한 질의의 94퍼센트를 'AskHR'라는 도구가 처리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은 2024년 8월부터 생성형 AI를 적용해 방대한 인사 정책 문서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인사 부문의 AI 활용은 복잡하게 얽힌 규제의 망에 묶여 제약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뿐 아니라, EU의 AI법 같이 새롭게 제정된 법률들도 포함된다. 이 법은 AI 시스템이 "개인들의 미래 경력 전망과 생계, 그리고 근로자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인사 관련 AI 활동을 '고위험'으로 분류한다. 캘리포니아주는 기업이 직원의 승진이나 징계, 해고와 같은 결정을 인간의 감독 없이 AI 등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에 맡기는 것을 금지하는 '로봇 상사 금지법No Robo Bosses Act'을 검토하고 있다.


법적 분쟁도 이미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테크 노동자 데릭 모블리는 워크데이Workday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워크데이가 개발하여 현재 기업들이 널리 사용하는 지원자 선별 소프트웨어의 알고리즘이 나이, 인종, 장애를 이유로 자신을 차별한 결과, 2017년 이래 100개 이상의 기업에 낸 지원서들이 모두 탈락했다고 주장한다. 인사 테크 업계 전반이 더욱 정교한 도구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소송이 가져올 잠재적 파장에 "모두들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인사 테크 연구컨설팅 회사인 레드스레드 리서치RedThread Research의 공동 창립자 스테이시아 가르는 말한다. (워크데이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청구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존 레스터 IBM 인사 기술·데이터·AI 담당 부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인사 담당 최고 책임자들은 규제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생성형 AI의 도입을 주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규제 준수라는 난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면, AI가 인사 분야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IBM은 여러 활용 사례를 시험한 끝에, 자사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그래나이트Granite가 직원 복지와 관련된 민감한 질문에 더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고, 동시에 입법 및 규제 기준 또한 충족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한편 테크 기업가 보크는 인사 부서가 기업 내에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사 담당자가 직접 선발한 직원 대비 AI 기반 절차를 통해 채용된 직원의 상대적 업무 성과와 같이 AI 투입 효과를 보다 명확한 증거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채용 사이트 인디드Indeed가 집계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채용 공고 지수에 따르면, 생성형 AI 도입 이후 인사 부문의 채용은 전체 고용 시장의 흐름보다 더 둔화되었다. 그러나 이 데이터를 전반적인 경기 동향과 분리해서 해석하기는 쉽지 않으며, 고용감소를 곧바로 기술 발전과 연결하기는 더욱 어렵다.


IBM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인사 부서의 인력은 2016년에 비해 줄어든 상태다. 지난 4년간 인사 부문 지출도 40퍼센트 감소했는데, 이는 인사부서에서 사용하던 10개의 시스템 중 9개 정도를 줄이면서 거둔 절감 효과를 포함한다.


인사 부문에서 여전히 더 높은 효율성을 끌어낼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맥킨지가 지난 3월 발표한 AI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인사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생성형 AI 활용으로 비용 절감을 보고한 상위 4개 부문에 포함되었으며, 이는 생성형 AI를 폭넓게 사용한 두 영역인 마케팅·영업 및 제품개발 부문보다도 높은 순위였다. 흥미롭게도 동일한 보고서에서 정기적으로 AI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기업의 여러 기능들 가운데 '인사 운영'은 평균적으로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AI 활용을 선도하는 인사 책임자들은 이 기술이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팀이 수행하는 업무의 구성을 개선하며, 경우에 따라 보다 복잡한 과제를 맡는 데 따른 보상 체계를 개선하는 데까지 이어진다고 말한다.


IBM 인사팀 직원들은 레스터에게 이렇게 토로했다. "질의 응답이나 데이터 관리에 쫓기다 보면 정작 본연의 일을 제대로 수행할 여유가 없습니다." 레스터는 직원들이 이제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고 말한다. 미국의 지역 은행 시티즌스 파이낸셜Citizens Financial은 AI를 활용해 사내 대화형 기술 역량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는데, 그 결과 채용 담당자들이 단순한 리크루터가 아니라 인력 기획을 돕는 "인재 자문가"로 변모했다. 수전 라모니카 최고 인사책임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이 직무들이 아주 극적으로 변화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만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체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인사 부서가 AI를 수용하고 통합해가는 과정은 다른 부문 책임자들이 경영진으로부터의 완강한 생산성 제고 명령에 대응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요 방식을 시사한다.


첫째, AI 도입은 과거의 디지털화 물결과 마찬가지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AI 기술이 기반하고 있는 데이터와 그 기술이 개선하고자 하는 프로세스가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헬스케어 그룹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5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전 세계 인사 조직과 절차를 재편하고 정교화하면서, 점진적으로 AI를 도입했다. 최근 최고 인사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난 피터 파솔로Peter Fasolo는 이렇게 회고한다. "기술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비효율적이거나 이미 망가진 프로세스에 그 기술을 적용할 때 생기는 법입니다."


둘째, 가장 단순한 절감 효과는 지원 및 행정 기능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인사 부서가 사내 질의응답을 자동화하는 것처럼,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챗봇을 AI로 업그레이드하여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콜센터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IBM과 같이 자사의 AI 도구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세일즈포스의 최고경영자 마크 베니오프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자사의 AI 챗봇이 이미 "고객 문의의 85 퍼센트를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사내 AI 도구의 도입에는 고위 임원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업무에서 정기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비율은 중간관리자보다 'C레벨'의 최고위급 임원에게 더 높게 나타났다. 레스터는 IBM에서 그룹 내 관리자의 98퍼센트, 임원의 97퍼센트가 AskHR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여기에는 (실제 사람인) 개인 비서를 둔 임원들도 포함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는 자녀의 학생 숙소 임대차 계약 보증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재직 증명서를 준비하면서 AskHR을 활용한 경험담을 고객들에게 즐겨 이야기한다.


넷째, AI는 서로 다른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비효율성을 드러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MIT 슬론 경영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 최근 기사는, 여러 운영 부문 리더들이 AI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신속하고 직접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을 소개하면서, 이를 "바이브 분석vibe analytics"이라 명명했다. 동남아시아의 한 통신회사는, 고객 계정 관리자와 제품 관리자, 그리고 재무와 마케팅 부문의 임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대규모 언어모델을 고객 데이터, 예산, 연구 자료, 제품 계획에 적용함으로써 고수익, 고위험, 고비용 계약을 식별해 냈다. 원래라면 90일이 소요될 작업이 90분 만에 완료됐다.


제약회사 모더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 부문과 인사 부문을 인사 책임자 트레이시 프랭클린의 지휘 아래 통합했다. 최근 인사 테크 이벤트 전문업체 언리시Unleash.ai와의 인터뷰에서 트레이시는 "사람의 능력과 기술을 분리하는 전통적 모델은 점점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섯째, AI는 업무 수행 방식 자체의 재설계를 요구한다. 모더나는 종전에 미래의 인력 구성을 계획할 때 조직의 기술적 수요와 별개로 접근했었다. 프랭클린은 이제 "업무, 정보, 의사결정이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새롭게 설계하고, 예컨대 챗GPT 챗봇 같은 기술과 인력의 최적 조합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증거는 아직까지 대부분 경험담에 머물러 있으며, 거시경제 통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인용해 "미국 기업의 절대다수는 아직 AI를 정규 업무 흐름에 통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챗GPT가 공개된 이후 미국에서 마케팅 관련 컨설팅, 그래픽 디자인, 사무 관리, 콜센터와 같은 분야의 고용 증가율은 "추세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됐다. 그러나 은행권 이코노미스트들은 AI가 장기적으로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에는 회의적이다. 이들은 AI 모델의 한계와 함께, 여전히 많은 업무에서 인간이 기계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는 현실이 "향후 상당 기간 동안" 여러 영역에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비교우위"를 보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동화는 일부 영역에서 오히려 일자리 증가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근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함에 따라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직무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마크 베니오프는 "인간은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며, AI 활용이 "세일즈포스의 인원들이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심화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자유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썼다.


구글 출신의 보크는 인사 부문에서 최종적으로 기능의 80 퍼센트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마지막 20 퍼센트는 언제나 핵심 인력이 담당할 것이다. "기계가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어떤 중대한 경우에는 사람들이 결국 사람과 대면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고해성사를 하러 신부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기도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 속 가장 어두운 것들을 사람에게 털어놓을 때 기분이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는 법이니까요."


1888년 창간된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 경제지. 특유의 분홍빛 종이가 트레이드마크로 웹사이트도 같은 색상을 배경으로 쓰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갖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이 주 독자층입니다. 2015년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가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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