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치과는 과학인가: 미국의 과잉진료 문제

치의학은 우리 생각보다 덜 과학적이고, 불필요한 시술을 권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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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12:08

The Atl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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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의 권위를 존중하는 것은 그들의 전문성과 직업 윤리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이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죠. 이는 치과를 비롯한 의료계 전반의 문제이지만 치의학이 일반 의학만큼 과학적으로 엄격하지 않아 과잉진료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애틀랜틱의 2019년 5월 기사는 심각한 치과 과잉진료 사례와 치의학의 문제를 소개하면서 치의학에서도 근거중심의학(EBM)을 확립하려 노력하는 치과의사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합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과잉진료 사례는 미국의 의료 현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국의 상황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PADO는 한국 치의학계 종사자들의 말씀도 경청하려 합니다. 편집부 이메일(editorial@pado.kr)로 의견 주시면 그 중 좋은 내용들을 기사 말미에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2000년대 초, 테리 미첼을 치료해주던 치과의사가 은퇴했다. 50대 전기공인 미첼은 한동안 치과 진료를 받지 않다가 사랑니 하나가 아프기 시작하자 새 치과의사를 찾기로 했다. 한 지인이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있는 미첼의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존 로저 런드의 치과를 추천했다. 런드의 진료소는 점토기와로 지붕을 덮은 단층 건물로 치과 진료실이 여럿 있었다. 내부는 약간 낡았지만 칙칙하지는 않았다. 대기실은 작았고 화분과 사진 몇 개가 장식의 전부였다. 물고기가 든 어항은 없었다. 런드는 잘생긴 중년 남자로 아치형 눈썹에 둥근 안경을 썼으며, 희게 바랜 머리카락이 앳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그는 매력적이고 말솜씨가 좋으며 쾌활한 사람이었다. 그 당시 미첼과 런드는 둘 다 쉐보레 셰빌(Chevrolet Chevelle) 차량을 갖고 있었고, 클래식 자동차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인해 가까워졌다.


합병증 없이 사랑니를 뽑은 후 미첼은 정기적으로 런드의 치과에 다니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통증이나 불편한 증상이 전혀 없었음에도 런드는 추가 치료를 권했다. 보통 사람은 일생에 1~2회 신경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런드는 7년 동안 미첼에게 아홉 차례나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1을 씌웠다. 미첼이 든 보험은 시술 비용 일부만 보장했기 때문에 그는 약 5만 달러(6600만원)를 치료비로 지불해야 했다. 그래도 치료 횟수와 비용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신경치료를 많이 받는 것이 이상한지도 몰랐고, 충전재로 치아를 때우는 충치 치료만큼이나 흔한 줄 알았던 것이다. 미첼은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비용을 할부로 지불했고 런드를 완전히 신뢰했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상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미리 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런드의 또 다른 환자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50대 여성 사업가인 조이스 코디는 1-800-DENTIST2를 통해 런드를 알게 되었다. 그는 여기서 런드의 평점이 높았던 걸로 기억했다. 1999년 처음으로 런드의 치과를 찾기 전까지 코디는 충치조차 없었다. 희귀한 선천적 기형을 치료하려고 다른 치아 속에 묻힌 치아 한 개를 제거하고 작은 브리지3를 부착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치아 상태가 아주 좋았다. 1년 만에 런드는 기존에 부착한 브리지의 내구성이 의심스럽다며 신경치료와 크라운 시술을 제안했다.


코디는 혼란스러웠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치아 건강이 좋았건만 왜 이리 갑자기 시술을 많이 받아야 하나? 미심쩍은 코디의 반응에 런드는 항상 답변을 준비해 두었다. 한번은 치아의 충치 구멍이 좋지 않은 위치에 있어서 일반적인 충전재로는 치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어떤 날은 잇몸이 무너지면서 충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코디는 이갈이를 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들고 있었다. 의사의 딸로 자라서 특히 의료 전문가를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끈질긴 런드의 주장에 코디는 결국 시술에 동의하게 되었다. 10년간 런드는 코디에게 신경치료와 크라운 시술을 10회씩 진행했다. 또한 기존 브리지를 들어내고 새로운 브리지 두 개로 교체했는데 앞니에 눈에 띄는 틈이 생겼다. 이 모든 치료에 약 7만달러(9200만원)가 들었다.



런드는 2012년 초에 은퇴했다. 브렌든 자이들러라는 젊은 치과의사가 런드의 진료소를 인수하고 환자들도 맡게 되었다. 몇 달 만에 자이들러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재무 기록을 보면 런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자이들러의 한 달 소득은 런드가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의 10~25%에 불과했다. 런드의 이전 환자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면서 그는 이상한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많은 환자가 그의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값비싼 치료를 받았다. 자이들러가 정기 검진이나 스케일링 후에 현재는 추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자, 그 환자들은 '확실한 거죠?', '아무것도 없다고요?', ' 꼼꼼히 살펴본 거죠?' 등 놀라움과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해 여름 자이들러는 런드의 경력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는 런드가 담당했던 환자들의 수년 치 진료 기록과 진료비 청구서를 모아서 하나하나 자세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검토를 마치기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그는 알게 된 내용에 경악했다.




우리는 치과의사를 권위 있는 인물로 보고 그들과 조금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상에서는 종종 그들을 진짜 의사가 아닌4 구강과 관련된 수리공처럼 치부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멸은 두려움으로 희석된다. 한 세기가 넘도록 치과는 반쯤 농담처럼 '고문'으로 비유되어 왔다. 설문에 따르면 약 61%에 해당하는 사람이 치과 방문에 불안을 느끼며, 약 15%는 불안이 크다 보니 치과 방문을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치과 공포증을 겪는 사람도 소수 있다.


너무나 자주 들어 당연한 진실처럼 여겨지는 '일 년에 두 번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에는 사실 과학적 근거가 없다.


치과 진료용 의자(유닛체어)에 누으면 의사와 환자 사이 불균형한 관계가 뚜렷해진다. 마스크를 쓴 사람이 누워있는 환자 몸 위에 쓱 나타나 전동공구와 날카로운 금속 도구를 휘두르고, 환자가 보지도 못하는 입에 무언가를 하며, 제대로 대답도 못 하는데 질문을 하고, 계속 환자 상태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신체적 위험, 감정적 취약성, 정신적 무기력함을 경험한다. 충치가 생기거나 잇몸이 내려앉으면 환자는 자신이 관리에 실패했다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 치과의사가 문제가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진단을 내릴 때, 거기에 반대할 용기나 전문 지식을 지닌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의사가 엑스레이상의 흐릿한 부분을 가리킬 때 진실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반 개업의나 심장 전문의를 찾는 등 다른 의료서비스를 받는 경우를 따져보면, 수술이나 부작용이 심한 약물 치료에 동의하기 전에 다른 의사의 소견을 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에 치과의 경우 깊이 고심하지 않고 가능한 빨리 모든 걸 끝내려는 충동을 느낀다. 아마도 사람들이 시술을 두려워하고 치과 진료의 의료적 중요성을 가볍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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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와 환자의 자연스럽지 못한 관계는 불행한 현실로 더욱 엉키게 된다. 일반적인 치과 시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항상 안전하거나 효과적이거나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전문적인 관점에서 보면 치의학계는 자정(自淨) 능력이 아직 의학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고, 과학적 근거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활용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더 큰 의료 시스템과 동떨어져 있죠. 그래서 근거중심정책을 만들 때 치과는 종종 고려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몬태나주 보즈먼의 치과의사 제인 질레트의 말이다. 그는 2007년에 설립된 미국치과협회 근거중심치의학센터(American Dental Association's Center for Evidence-Based Dentistry, CEBD)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우리는 조금 뒤처져 있지만 더욱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 년에 두 번은 스케일링을 하러 치과에 가야 한다'는 원칙을 생각해 보자. 아주 어릴 때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라 우리는 이를 진실이라고 여겨 왔다. 그러나 여기엔 과학적 근거가 없다. 학자들은 이런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아내려고 1930년대 치약 광고나 심한 치통을 앓는 남자의 수난기를 다룬 1849년의 팸플릿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오늘날, 구강 위생 상태가 양호한 성인은 12~16개월에 한 번만 치과를 방문해도 된다고 보는 치과의사가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이다.


최근 다양한 혁신이나 미용 목적의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기본 치과 치료술 상당수도 연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임상시험을 철저하게 거친 치료법이 많지 않다. 참고 가능한 데이터 역시 항상 믿을 만한 것은 아니다.


사랑니를 미리 발치하는 관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치과의사가 점점 늘고 있다. 당장 문제가 없으면 일단 모니터링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근거중심의학5의 기준을 제시하는 권위 있는 기구 코크란 연합(Cochrane organization)은 1999년부터 구강 건강에 관해 체계적 문헌고찰을 실시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가장 엄격하고 잘 설계된 연구에 초점을 맞춰 특정 치과 시술에 대한 학술 문헌을 분석한다. 특정 치과 시술의 효과를 잘 입증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예를 들어 매니큐어 같은 액상 플라스틱으로 치아의 홈에 바르는 치과용 실란트는 어린이의 충치 발생을 줄이고 알려진 위험성도 없다. (그래도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데 시술이 간단하고 너무 저렴해서 수익성이 낮다는 게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코크란 연합의 검토 결과는 실망스러운 두 가지 결론 중 하나에 이를 때가 많다. 이용할 수 있는 증거가 있더라도 특정 치과 시술의 이점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명확하게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음용수에 불소를 첨가하면 어린이의 충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듯 보이나 성인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 어떤 데이터는 양치질 외에 규칙적으로 치실을 사용하면 잇몸 질환을 완화할 수 있다고 시사하지만 치태 제거에 대해서는 "빈약하고 매우 신뢰하기 어려운" 증거만 있다. 일반적이지만 침습적인 치과 시술의 경우, 예방 목적으로 사랑니를 제거하는 관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치과의사가 점점 늘고 있다. 문제가 없는 치아를 주시하며 걱정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다. 충치 구멍을 메우려고 일반적인 금속 아말감 대신 치아색과 유사한 레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학적 근거도 거의 없다. 또한 신경치료 후 치아를 복원할 때 크라운이나 충전재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명확하게 알려주는 데이터도 제한적이다. 코크란 연합 연구진이 문제가 있는 금속 충전재를 보강할지 교체할지 조사했을 때에는 그들의 기준을 충족하는 연구를 단 한 건도 찾을 수 없었다.


일반적인 금속 아말감 대신 치아색과 유사한 레진으로 충치 구멍을 메우는 게 타당하다는 의학적 근거도 거의 없다.


"치과 진료 관련 근거를 살펴보면 실망스럽습니다."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의 근거중심치의학센터장 데릭 리처즈다. "치과의사들은 치료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좋아해요. 내과의사보다는 외과의사와 더 비슷하지요. 그런 측면에서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계속해서 다양한 걸 시도하고 최신 방식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이러한 방법을 좋은 수준의 임상시험으로 검증하지는 않습니다."


치과 치료에 관한 철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환자가 초기 진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학술 문헌을 참고하려고 해도, 유용한 정보를 많이 찾기 어렵다. 우리는 치과 검진을 받을 때 치과의사의 경험과 직관은 물론 진실성도 당연히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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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런드의 치과 진료소를 인수할 때 자이들러는 대량의 환자 진료 기록과 청구서, 전자 문서와 수기 차트, 엑스레이 사진도 넘겨받았다. 8월에 자이들러는 런드의 환자들 입안에서 발견한 놀랄 만큼 많은 치료 내역에 대한 설명을 해당 기록에서 찾기로 했다. 그는 이후 9개월 동안 주말마다 지난 5년간 치료받은 환자 수백 명의 차트를 조사했다. 방대한 엑셀 스프레드시트에 런드가 수행한 모든 시술을 기록했고, 이를 통해 기본 통계 분석을 할 수 있었다.


숫자만 봐도 자명했다. 런드는 매년 특정 시술을 매우 높은 비율로 시행했다. 일반적으로 치과의사가 과거에 크라운을 씌운 치아에 신경치료를 하는 경우는 3~7%에 불과한데, 런드는 전체 시술의 90%에 달했다. 런드는 많은 환자에게 불필요해 보이고, 침습적이며, 비용이 많이 드는 시술을 했다. 일부 환자에게는 이러한 행위를 수십 년간 계속했다. 테리 미첼과 조이스 코디만이 아니다. 심지어 그들의 사례가 최악의 상황도 아니었다.


크라운 치료는 런드가 빈번하게 썼던 치료법 중 하나였다. 크라운은 손상되거나 썩은 치아를 완전히 감싸는 금속제나 세라믹제 캡으로, 새 크라운을 부착할 수 있도록 먼저 기존 치아를 고정핀 형태로 깎아낸다. 크라운은 일반적으로 10~15년간 쓸 수 있다. 런드는 불필요한 크라운 시술 외에 기존에 부착한 크라운을 5년마다 교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보험회사가 그 시술을 재보장해주는 최소 주기이다.


런드의 환자 중 50명 이상은 15회, 20회, 24회 등 터무니없을 정도로 신경치료를 많이 받았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치아는 32개이다.) 종결된 한 소송 사례를 보면, 50대 후반의 어느 여성 환자는 자연 치아가 열 개밖에 없는 상태로 런드를 찾았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런드는 그 환자에게 신경치료를 9회, 크라운 치료를 12회 시술했다. 미국근관치료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Endodontists)는 신경치료가 "일반적인 치아충전치료와 매우 유사하며… 빠르고 편한 시술"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신경치료는 치아 구멍을 메우는 것보다 근치수술6에 더 가깝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당한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으며, 치과를 여러 번 방문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훨씬 비싸다.


신경치료는 일반적으로 치아의 연조직이자 핵심인 치수(pulp) 감염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치과의사는 신경, 혈관, 결합 조직이 채우고 있는 길고 좁은 통로인 치근관에 접근하려고 치아에 구멍을 뚫는다. 그런 다음 가느다란 금속 줄을 치근관 안팎으로 반복적으로 비틀어 살아있는 조직을 모두 긁어내고, 소독제로 세척한 후 고무 같은 물질로 채운다. 이 모든 과정은 보통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나서 통상적으로 두 번째 방문 시, 충전재를 채우거나 크라운을 씌워서 치아를 단단하게 만든다. 드물지만 감염이 재발하는 경우, 환자는 전체 과정을 다시 겪거나 더 고도화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자이들러는 런드가 신경치료를 할 때마다 I&D로 알려진 구강내소염술(Incision and Drainage)에 대해서도 비용을 청구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I&D는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치과의사가 입안을 절개하고 고름을 빼는 시술이다. 때에 따라 작은 고무관을 절개 부위에 끼워 넣고 며칠 동안 계속해서 고름을 배출할 수도 있다. I&D는 신경치료에 필수적인 절차가 아니다. 이 시술은 소수의 사례에서만 발생하는 심각한 감염을 치료할 때 써야 한다. 그러나 런드의 진료소에서는 이 시술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런드는 2009년, I&D 109건 대한 비용을 환자들에게 청구했다. 자이들러는 청구서를 받은 환자 여러 명에게 그 시술에 대해 물어보았다. 분명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일 텐데도 기억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런드는 만성적인 통증, 의학적 합병증, 추가 수술로 이어질 수 있는 불필요한 시술을 한 것 외에 실제로 하지 않은 치료 비용도 환자에게 청구했다. 자이들러는 놀라고 괴로웠다. "우리는 환자들을 돌보려고 이 직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그래서 의사가 되는 거죠. 그런데 정반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보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자이들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 치과 전문의로서 윤리적 의무였다. 런드와 직접 대면해 이 모든 이상 현상을 설명할 기회를 주어야 했다. 더욱 곤란한 부분은 런드의 해명을 믿기 어려울 경우 그가 넘기고 간 환자들에게 자신이 알아낸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최대 20년 동안 믿고 치료를 맡겼던 사람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환자들을 속였다고 말해야 했다.




치과의사를 잠재적 사기꾼으로 보는 시각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 이발사는 단순히 머리를 다듬고 수염을 깎는 일 외에 피 뽑기, 관장, 발치 등 작은 규모의 수술도 수행하는 외과의사였다. '이발사 겸 외과의사'(barber-surgeon)와 좀 더 특화된 '발치사'(tooth drawers)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금속 도구인 덴탈키7를 써서 사람들의 이를 흔들고, 부수고, 뽑아냈다. 갈고리, 망치, 겸자가 합쳐진 모습을 상상해 보라. 종종 비참한 결과가 나타났다. 1700년대 영국 왕 조지 3세의 '치과 수술사'였던 토머스 버드모어는 동네 이발사의 손에 "호두만 한 턱뼈 한 조각과 인접한 어금니 세 개"를 잃은 한 여성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발사 겸 외과의사는 1636년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왔다. 18세기 무렵에는 치과의사가 대장장이와 비슷한 직업으로 아메리카 식민지에 뿌리를 내렸다. (폴 리비어8는 초기 미국의 틀니 명장이었다.) 순회 치과의사들은 무시무시한 도구를 실은 마차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일시적으로 선술집이나 마을 광장에 진료소를 차렸다. 그들은 이를 뽑거나 핸드드릴로 치아에 구멍을 뚫고 수은, 주석, 금, 녹은 납으로 메웠다. 마취제로는 비소, 오배자, 겨자씨, 거머리를 사용했다. 흡혈 벌레의 치료 효과를 진심으로 믿는 정직한 상인들 틈바구니에서 사기꾼들이 손님에게 치아 여러 개를 한 번에 제거하라고 권유하거나, 구멍 난 어금니에 효과가 의심스러운 홈메이드 혼합물을 채워주며 추가 요금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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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미국 치과의사 두 사람이 자신들의 직업을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839~1840년 호레이스 헤이든(Horace Hayden)과 채핀 해리스(Chapin Harris)는 치의학 분야 첫 번째 대학, 학술지, 전국 단위 협회를 설립했다. 일부 역사 기록에 따르면 그들은 메릴랜드대학교 의과대학 커리큘럼에 치과 교육을 추가해 보려 했으나 치과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 레지던트들에게 거부당했다. 그러나 이에 관해서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당시 어떠한 일이 있었건, 이후로 "치의학과 의학은 별개의 경로로 발전하게 되었다." 의료 전문 저널리스트 메리 오토가 최근 저서 '아 해보세요: 치아에 새겨진 불평등의 이력들'에서 쓴 말이다. 내과의사가 되려면 4년 과정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에 따라 3~7년간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치과의사들은 치과대학에서 4년간 공부하고 학위를 취득하면, 미국 내 대부분의 주에서 바로 국가공인자격시험을 치르고 면허를 따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일부는 치열교정, 구강 및 상악안면수술 같은 전문 분야에서 수련을 이어가기도 한다.) 내과의사들은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후에 일반적으로 철저한 감독, 엄격한 윤리강령, 표준화된 치료 체계가 있는 병원, 대학교, 대형 의료기관에서 근무한다. 그에 반해 미국 전역에서 활동 중인 치과의사 20만 명 중 약 80%는 개인 진료소를 운영한다. 이들도 윤리강령을 지켜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내과의사들과 동일한 수준의 감독을 받지는 않는다.


역사상 많은 의사가 치의학과 의학의 분리를 한탄해 왔다. 구강 건강이 전반적인 웰빙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것은 터무니없다. 두 가지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구강 박테리아와 거기서 나오는 독소가 혈류와 기도를 통해 이동해 심장과 폐를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구강 건강이 나쁘다면 동맥 협착, 심혈관 질환, 뇌졸중, 호흡기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구강 미생물과 면역 시스템 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원인일 수 있다. 잇몸 질환이 당뇨병의 초기 징후라고 보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는 설탕, 구강 박테리아, 만성 염증 간의 관련성을 보여준다.


치의학의 학문적, 전문적 고립은 그 자체로 과학적 탐구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전 세계의 주요 의학협회 대부분이 오랫동안 근거중심의학을 지지해 왔다. 이는 직관, 개인적 진술,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 철저한 임상연구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근거중심의학이라는 용어는 1991년에 만들어졌지만, 개념은 1960년대 혹은 그 이전에 구체화하기 시작했다(일부 학자들은 이 개념의 기원을 17세기로 보기도 한다). 그에 반해 치의학계는 1990년대 중반까지도 이러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수십 개 학술지와 기관이 근거중심의학에 전념하고 있지만, 근거중심치의학에 전념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소수의 치과의사가 워크숍을 개최하고, 체계적 문헌고찰을 기반으로 한 임상진료지침을 출간하고, 유용한 자료를 큐레이팅하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근거중심치의학을 홍보하려고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2016년 학술 저널 '현대임상치의학'(Contemporary Clinical Dentistry)에 실린 논평에서 지적했듯, 이를 도입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었다. 문제 중 하나는 자금 조달이다. 치과는 종종 일반적인 의학 범주에서 열외로 취급되기에 정부와 업계에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관해 일리노이 대학교 구강의학 교수인 엘리엇 앱트는 이렇게 말한다. "최근 콘퍼런스에서 살펴보니 근거중심 임상진료지침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임상 치과의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침을 학술지에 게재할 수는 있겠지만, 확실히 수동적인 정보 전파는 실질적인 변화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입니다."


다른 문제들 중에서도 과학적 탐구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치과의사가 불필요한 시술을 권유할 여지를 남겨두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을 돌려 말하면 '과잉 진료'다. 여기에 선호되는 시술로는 신경치료, 크라운과 라미네이트, 치아 미백과 파일링9, 스케일링, 잇몸 이식, 미세 충치 치료(바로 치료할 필요가 없는 초기 충치 병소) 등이 있고, 오래된 금속 충전재를 현대적인 레진으로 바꾸는 것 같은 과다한 복원 및 교체도 여기에 포함된다. 대부분이 복잡하고 고가의 시술이다. 의학은 과도하고 잘못된 치료 중 적어도 일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다루며 발전해왔지만, 치의학은 상황이 다르다. 메리 오토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치의학 분야에서는 질병의 증상을 치료하는 외과적 시술에 주로 집중하고 있어요. 미국의 치과 보건 시스템이 예방보다 이러한 외과적 시술을 계속 장려하고 있습니다."


"과잉 진단과 치료가 만연해요." 35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치과의사 제프리 H 캠은 2013년 미국치과협회에 발표한 논평에서 동료들의 '창의적 진단'을 비꼬아 언급했다. "나쁘게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치과의사 대다수는 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 여기 문제가 있네요. 뭔가 해야겠어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여러 임상 치과의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그들은 이미 크라운 세 개나 보철물 열두 개를 지닌 환자들을 보고 화가 났더라고요. 어느 치과의사는 두 살 난 아이에게 충치가 여러 개 있고 시술하려면 진정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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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동안 치과위생사로 일한 후 지금은 텍사스에서 남편과 함께 치과용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트리시 월레이븐도 비슷한 사례를 기억한다. "2차 소견을 구하러 찾아온 환자들을 보면, 전혀 부식되지 않은 치아 여덟 개에 충전치료를 해야 한다고 진단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엑스레이를 보면서 '농담이죠?' 하고 말했지요. 이는 노골적인 과잉 진료입니다. 손댈 필요가 전혀 없는 치아에 구멍을 뚫는 것이니까요."


치의학에서 과잉 진료에 명확히 초점을 맞춘 연구는 드물지만, 최근 실험에서 그 현상이 치과에서 매우 흔하다는 증거가 나왔다. 스위스의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작고 얕은 충치 세 개가 있는 실험 참여자에게 무작위로 선정한 취리히 치과 진료소 180곳을 방문하도록 했다. 스위스 치과 진료지침에 따르면 이렇게 가벼운 충치는 때울 필요가 없다. 대신 치과의사는 충치를 관찰하고, 손상 부위가 회복하도록 환자에게 정기적인 칫솔질을 권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치과의사 180명 중 50명이 불필요한 치료를 제안했다. 이들이 권고한 내용도 일관성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열의가 넘치는 치과의사들은 이를 깎거나 뚫어야 한다며 서로 다른 치아 열세 개를 골라냈다. 충전재로 때워야 하는 부위도 한 곳에서 여섯 곳으로 저마다 달랐다. 이와 비슷한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조사를 보자. 해당 기사를 쓴 윌리엄 에센바거가 미국 28개 주에서 치과 진료소를 50개 찾았는데, 크라운 한 개 시술부터 전체 치아 재건에 이르기까지 처방을 다양하게 받았다. 치료비는 약 500달러(66만원)에서 시작해 거의 3만 달러(3900만원)까지 이르기도 했다.


여러 요인으로 치의학계에 만연한 과잉 진료의 기회와 동기가 생겨났다. 의료 커뮤니티와의 격리, 예방보다 시술을 강조하는 관습, 철저한 자기평가의 부족 등이다. 경제적인 요인도 있다. 치과의사가 되기까지의 재정적 부담이 크고 그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치과대학 졸업생의 평균 부채는 20만 달러(2억6400만원) 이상이다. 또한 개인 진료소를 차리려면 사무실을 찾고, 새 장비를 구입하고,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치과의사의 수입은 전적으로 시술의 횟수와 종류에 달려 있다. 일반적인 스케일링과 검진으로는 약 200달러(26만원)의 기준 요금만 받을 수 있다.


치과대학 학비가 오르는 한편으로 지난 40년 동안 여러 나라에서 충치가 현저히 감소했다. 1950~1960년대에 대량 생산된 불소치약 덕분인데, 1980년대에는 실제로 치료해야 할 치아가 줄어들면서 몇몇 치과의사가 새로이 성장하는 미용 치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보니 치아 미백, 파일링과 치열교정, 잇몸 성형, 라미네이트 같은 선택적 시술이 늘어나게 되었다. 치과의사가 수입을 늘리기 위해 환자에게 검진을 자주 하라고 말하고, 좀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여기는 작은 충전재로 때우고 저기는 새 크라운을 씌우고' 하는 식으로 예방치료를 권유하는 유혹에 빠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이 점점 확대되는 상황도 쉽게 예측 가능하다.


"결론을 말해야 한다면, 저는 정말로 대다수 치과의사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우리는 '도구가 있으니까 뭔가를 고쳐야 한다'고 자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제프리 캠의 말이다. "욕심일 수도, 빚을 갚는 일일 수도, 누군가의 교육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끔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데, 치아를 때우는 것처럼 사소한 시술이라도 그 과정에서 인체의 일부를 제거해야 합니다. 흔히 하는 말 있잖아요. 환자가 내과를 찾을 때는 나쁜 상태에서 방문하고 진료 후 기분 좋게 나오지만, 치과에는 기분이 좋은 상태로 갔다가 나올 때 나빠진다는 얘기요."




2013년 여름, 자이들러는 여러 치과의사에게 런드의 진료 기록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두 자이들러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런드의 환자들에게 정말로 그렇게 많은 치료가 필요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런드의 결정을 정당화하거나 허위 시술을 설명할 의학적 근거도 없었다. 자이들러는 여러 차례 런드와 직접 대면한 자리에서 자신이 발견한 내용을 제시했다. 내가 자이들러에게 그 미팅이 어떻게 진행되었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곧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하는 말만 남기고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갔다. (취재를 위해 런드와 그의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누구도 회신하지 않았다.)


자이들러는 이전에 런드의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지나 전화로, 혹은 직접 만나서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설명했다. 그들은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 런드는 카리스마가 있고 전문적이었다. 환자들은 런드의 진단과 치료가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의사들이 하는 일 아닌가. 테리 미첼은 당시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내 영역을 침범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당신의 몸에 집어넣는 거죠." 조이스 코디는 런드의 기만 행위를 처음 알았을 때가 "끝없는 분노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불필요한 수술 외에도 "나와 보험회사가 비용을 지불한 여러 종류의 드레인10이나 시술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던 거예요. 하지만 치과의사가 쓰는 전문용어를 우리가 이해하기는 어렵잖아요."


자이들러는 또 이렇게 말했다. "환자들 가운데 많은 이가 '어쩜 내가 이렇게 어리석었을까?' 또는 '왜 다른 치과로 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뢰의 배신에 관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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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자이들러는 진료를 왜곡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혐의로 런드를 고소했다. 소송에서 자이들러와 그의 변호인단은 런드가 보고한 연간 진료소 수입 72만9000달러(9억 6000만원)에서 98만8000달러(13억원)가 "사기로 한 청구 활동, 불필요한 치료에 대한 청구, 실제로 시행하지 않은 치료에 대한 청구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소송은 합의로 종결되었는데 합의금의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첼과 코디를 포함해 런드의 이전 환자 열 명이 그를 사기, 속임수, 폭행, 재정적 노인 학대, 의료 과실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 결과 런드의 보험회사가 약 300만달러(39억5000만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지불했다. (런드는 어떠한 잘못도 인정하지 않았다.)


런드는 2016년 5월 체포당했으나 보석금 25만 달러(약 3억 2,000만 원)를 내고 풀려났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지방검찰청은 26건의 보험 사기 혐의를 근거로 런드에 대한 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기소인부절차에서 런드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치과위원회는 런드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재 그의 면허는 사용 중이 아닌 상태이다.


런드의 이전 환자들 다수가 미래의 구강 건강을 우려한다. 신경치료는 영구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치과 임플란트로 교체해야 할지도 모른다. 미첼이 받았던 신경치료는 이미 문제가 생겨서 치아가 부러지고 감염되었다. 그는 감염을 치료하느라 치아를 뽑았고, 뼈 이식과 몇 개월의 회복기를 거친 후 임플란트와 크라운을 고정하는 다단계 시술을 받았다. "이런 신경치료 비용이 얼마나 들지 모르겠어요. 임플란트 하나에 6000달러(790만원)씩이나 들어가는데 총액이 꽤 빠르게 늘어납니다." 미첼은 이렇게 투덜댔다.


조이스 코디의 새 치과의사는 그의 엑스레이가 교통사고 후 안면윤곽재건술을 받은 사람의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런드가 새로운 치아 브릿지를 제대로 부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 씹는 행위만으로도 치아 한 개가 계속 상하고 있다. "진짜 끔찍하게 아파요." 코디는 밤마다 마우스가드(구강보호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일부 피해 환자들이 가장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런드의 사기 행각이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다. 의사와 환자 간의 약속이 깨지고, 의심의 씨앗이 마음을 좀먹는다. 미첼은 이와 같이 표현했다. "신뢰를 잃은 거죠. 냉소적이게 됩니다. 저는 전보다 더 냉소적으로 변했고, 그건 좋지 않아요."


코디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나를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어요. 인간에 대한 신뢰도 훼손했어요. 그건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페리스 제이버는 과학 작가로 현재 뉴욕타임스 매거진과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기고하고 있으며 뉴요커, 애틀랜틱, 하퍼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 기사를 쓴 바 있다. UC버클리와 MIT 나이트 과학저널리즘 프로그램 등의 펠로우십을 수상했다.



1857년 창간된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문예 매거진. 진보적 성향으로 롱리드 피처, 인터뷰 기사로 유명합니다. 본래 월간지였으나 현재는 1년에 10회 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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