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쌀 위기가 돌아온다

수출 제한과 기상이변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의존하는 쌀의 글로벌 공급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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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AP/뉴시스]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폭격이 이어지는 가자지구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주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배급소에 몰려들고 있다. 2023.11.14. /그래픽=PADO

2023.11.24 13:44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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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영향은 아직까지는 이상기후 현상이나 그로 인한 자연재해로만 느껴지고 있는 편이지만 곧 국제정세 자체를 뒤흔들게 될 것입니다. 식량위기는 그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에 전례가 있습니다. 역사가 제프리 파커의 'Global Crisis'(2013)는 17세기의 기후변화와 전쟁에 대해 분석한 기념비적인 저작인데 당시 소빙기小氷期의 도래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떨어지면서 밀과 쌀을 비롯한 곡물의 작황이 50% 가까이 하락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17세기 유럽에서 전쟁이 없었던 해는 단 3년에 불과했을 정도로 항구적인 전쟁 상태에 있었고(토마스 홉스가 '리바이어던'을 쓴 게 바로 이때입니다) 세계 인구의 3분의1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쌀 시장은 국제 시장과 상당히 유리되어 있어 한국에서는 이를 전혀 체감할 수 없지만 국제 쌀 시장의 가격위기는 이미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식량위기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는 곳이 주로 아프리카라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위기가 아프리카에서 끝날리 없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대규모 유럽행 이민이 오늘날 유럽의 정치 상황을 만든 것처럼 파문은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체감할 수 있는 규모로 돌아올 것입니다. 때문에 작금의 쌀 위기가 향후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꾸준히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의 경제 수도 라고스Lagos에서는 볶음밥이 인기 있는 메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볶음밥을 주문하지 않는다고 레스토랑 매니저 토니 알라데코모Toni Aladekomo는 말한다.


고급 비즈니스 지구인 빅토리아아일랜드에 위치한 레스토랑 그레이매터소셜스페이스Grey Matter Social Space의 지배인 알라데코모는 1년 전 1500나이라(2400원)였던 볶음밥의 가격이 4000나이라(6300원)까지 치솟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고 한다.


나이지리아에서 쌀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량이며 국민 요리인 졸로프라이스jollof rice의 근간이 된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통계청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수입 쌀 1kg의 가격은 8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34% 상승했다.


나이지리아가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씨름하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생산량 부족과 국내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쌀 수출을 단속하면서 쌀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정부가 싸라기—방글라데시에서 베냉Benin까지 가난한 나라들이 주로 수입하는 저렴한 쌀 부스러기—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시작되었으며, 이 조치는 여전히 시행 중이다.


인도의 쌀 수출금지 조치 이후 인도, 태국, 베트남 등 주요 쌀 생산국의 쌀 가격이 급등했다.

인도의 쌀 수출금지 조치 이후 인도, 태국, 베트남 등 주요 쌀 생산국의 쌀 가격이 급등했다.


인도는 7월 말 바스마티가 아닌 백미의 수출을 금지했고, 8월에는 바스마티 쌀의 최저 판매 가격 규제와 찐쌀에 대한 관세 20%를 2024년 3월까지 연장했다.


"세계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국가가 수출품의 절반을 금지하고 나머지 절반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참 난감한 일입니다." 식량안보 싱크탱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nternational Food Policy Research Institute의 선임 연구원이자 전 미국 농무부 수석 경제학자인 조셉 글로버Joseph Glauber는 말한다.


7월 금지 조치의 즉각적인 결과로 아시아와 북미 소비자들의 사재기와 주요 쌀 생산국 정부의 대응 조치가 뒤따랐다.


현재 인도의 쌀 수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쌀 수입국들은 작황이 예상보다 좋게 나와 인도 정부가 수출 규제를 완화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에는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식량 가격은 모디 총리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는 이슈 중 하나다. 태평양 전역의 더위와 가뭄과 연관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내년에는 재배 환경이 너무 건조해져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수출제한을 유지하고 다른 생산국들도 이를 따르게 되면 2008년의 쌀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당시 보호주의 정책의 확산으로 쌀 가격이 6개월 만에 3배로 치솟아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카리브해에서 사회 불안이 촉발됐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 급증과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인도 이외의 쌀 생산국에서도 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세계 2, 3위 쌀 수출국인 태국과 베트남의 기준 쌀 가격은 인도의 수출금지 조치 이후 각각 14%와 22% 상승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리프 후사인Arif Husain은 쌀 가격 급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은 이미 치솟는 식량 가격, 치솟는 부채, 통화가치 하락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모든 게 누적되면서 수백 수천만 가구가 생필품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는 덧붙인다.

사재기, 비축량 그리고 폭동

인도는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07년에 기상 악화로 수확량이 타격을 입고 밀과 옥수수와 같은 주식 가격이 급등했을 때 가장 먼저 대응한 나라다.


쌀 공급은 풍부했지만 식량가격 상승 압력은 각국 정부를 패닉 상태로 만들었다. 인도 정부는 신속하게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당시 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쌀 생산국이었던 베트남도 이에 따라 2008년 1월에 쌀 수출을 금지했다. 이집트, 파키스탄과 같은 소규모 수출국이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농민들이 사재기를 하고, 정부와 소비자들이 대거 비축을 시작하면서 국제 쌀 가격이 톤당 1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HSBC의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프레데릭 노이만은 홍콩의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쌀이 사라졌던 때를 기억한다. 다른 곳에서는 굶주린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아이티에서는 2008년 4월 식량 폭동으로 자크 에두아르 알렉시스Jacques-Édouard Alexis 총리가 실각했다.


식량가격에 대한 분노는 오래 지속됐고 결국 정치적 불만과 겹쳐져 3년 후 중동·북아프리카 지도자 4명을 실각시킨 '아랍의 봄'으로 이어졌다.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 또한 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가 정치적 불만으로 이어지면서 발생했다. (튀니스 AFP=뉴스1) 이정후 기자 = 25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가 '의회 해산'이 적힌 팻말과 국기를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 또한 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가 정치적 불만으로 이어지면서 발생했다. (튀니스 AFP=뉴스1) 이정후 기자 = 25일(현지시간)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가 '의회 해산'이 적힌 팻말과 국기를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오늘날 많은 정치인들이 당시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인도에서는 모디 총리의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이 일련의 선거를 앞두고 식량가격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식량 인플레이션은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였으며 쌀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주식입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쌀 가격은 수출 금지가 도입되기 전 11.5%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수출이 급증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불안정한 몬순 시즌으로 인해 농업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토마토와 양파 등 인도의 다른 주요 농산물 가격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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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금수 조치가 인플레이션과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항변한다. 인도 인구 14억 명 중 상당수가 빈곤과 영양실조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약 8억 명이 식량 지원 대상이다.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죠." 뉴델리 소재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선임 연구위원 아비나쉬 키쇼어Avinash Kishore는 말한다. 국제 유가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인다.


기후변화가 쌀 생산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98년이 되면 주요 쌀 생산국에서 한 해에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이 2021년에 비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후변화가 쌀 생산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98년이 되면 주요 쌀 생산국에서 한 해에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이 2021년에 비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인도의 쌀 농부들에게는 수출금지 조치가 큰 타격이다.


산딥 쿠마르Sandeep Kumar(37)와 그의 삼촌 사티시 쿠마르Satish Kumar는 인도 북부의 비옥한 하리아나Haryana주가 다른 지역에서는 농작물을 파괴한 홍수를 피한 것을 보고 운이 좋았다고 여겼다.


이후 모디 총리는 쿠마르 가족이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재배하던 비바스마티 쌀의 수출을 금지했다. 사티시에 따르면 오픈마켓에서 쌀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정부는 농부들의 노고를 소중히 여기지 않아요." 카르날Karnal시 인근의 초록색과 노란색 들판으로 둘러싸인 헛간에서 그는 말한다. "정부는 선거를 주시하고 있으며 쌀값 상승을 바라지 않죠."


다른 비판론자들은 갑작스러운 금수 조치가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무역 파트너로서 인도의 명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는 다른 거대 경제권과의 무역 관계를 확대하고 자유무역협정을 논의함으로써 글로벌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고 노력해 왔다.


하리아나에서 쌀 수출업체 자이스리익스포트Jaishree Exports를 운영하는 키르티 쿠마르 다와르Kirti Kumar Dawar는 금수 조치가 발표되자 이미 중동으로 보내기 위해 항구에 있던 컨테이너 20대 분량의 쌀 총 450톤을 회수해야 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후 중동 지역의 고객들로부터 "연락이 끊겼다"며 글로벌 매출 없이는 사업이 더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와르는 식량안보에 대한 정부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성급한 반응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주장에 동의한다. "수출업체들이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수년이 걸립니다." 경제학자이자 오랫동안 인도 정부에게 농업 정책 자문을 했던 아쇼크 굴라티Ashok Gulati는 말한다. "이는 국내의 수출업체 뿐만 아니라 수입업체도 격앙시킵니다... 경쟁업체에 시장을 넘겨주고 있다고 화를 내겠죠."

일촉즉발

인도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도 비판을 받는다. IMF는 인도 정부에 "유해한"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으며, 지난 9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인도의 쌀 공공비축량이 적절한데도 수출금지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우려 중 하나는 과거의 위기에 비해 이번 쌀 수출 금지가 더 큰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HSBC가 분석한 미국 농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쌀 수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인도 쌀의 양도 1999년 약 5%에서 현재 10% 이상으로 두 배나 증가했다.


HSBC의 노이만은 "2008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쌀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인도는 세계 쌀 수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쌀 수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개별 인구를 위한 식량 공급을 확보하는 데 무역에 더욱 의존하고 있습니다." 노이만은 덧붙인다. "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서 보호주의적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둘의 조합은 그다지 건전하지 않죠."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인도를 따라가고 있다. 8월 말, 세계 5위의 쌀 수출국 미얀마는 "약 45일 동안" 쌀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며칠 후 필리핀은 소비자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쌀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했다.


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에게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례로 8월 필리핀과 베트남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3%, 3.6% 상승했다.


노이만은 2008년 중앙은행들이 쌀 공급 충격에 대응해 초기에 통화정책을 긴축하지 않은 것은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쌀이 더 많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식량이 중앙은행에게 실제 인플레이션보다 더 중요한 '인플레이션 기대'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쌀 한 포대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죠. 따라서 가격이 오르면 즉시 기대에 불이 붙습니다." 그는 말한다. 쌀은 수확 주기가 짧고 빠르게 보충할 수 있는 채소와는 다르다. 따라서 중앙은행들은 "2개월간의 토마토 가격 인상은 감당할 수 있지만 9개월간의 곡물 가격 급등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아시아 지역은 국내 공급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5대 쌀 수출국 중 3개국이 포함된 아세안ASEAN 회원국들은 지난 9월 '부당한' 무역 장벽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말레이시아 농업부 장관은 10월 국영 언론 인터뷰에서 아세안 지도자들이 다른 아세안 회원국에 쌀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보호무역주의는 가격상승으로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에게 심각한 위협이다. 이들 국가는 특히 인도의 수출 금지 조치에 취약하다고 WFP의 후사인은 말한다. 토고의 경우, 2022년 전체 쌀 수입량의 거의 88%가 인도산이다. 세계 최대의 인도산 싸라기 수입국인 베냉의 경우, 전체 수입량의 61%가 인도산이다.


쌀 수입의 47%를 인도에 의존하는 세네갈의 경우, 무역부 국내무역국장 체이크 밤바 은다우Cheikh Bamba Ndaw는 자국의 곤경을 "쌀 문제가 아니라 가격 문제"로 규정한다.


후사인은 이 상황이 지난 봄에 밀 무역에서 발생한 일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러시아가 전 세계 밀 수출의 10%를 차지하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국가에서 본격적인 식량안보 위기가 촉발됐다.


현재 세네갈은 비축 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도가 계속 수출을 금지하고 국제 쌀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면 세네갈은 일반적으로 의존하던 인도 쌀보다 훨씬 비싼 브라질이나 미국에서 다른 품종의 쌀을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후사인은 말한다.


밤바 은다우는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쌀을 살 수 없게 되어 세네갈이 식량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쌀 부족

2008년의 쌀 위기는 일본, 태국, 베트남이 수출을 늘리기로 약속하고 운송비가 하락하면서 종식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15년 전에는 세상에 쌀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전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10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연구자들은 인구 증가로 쌀 수요가 거의 3분의 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생산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품종 개발 덕분에 수십 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던 동남아시아의 주요 쌀 생산국 4곳의 쌀 생산량이 정체되고 있다. UN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평균 생산량은 연 0.9% 증가했는데 이는 2001년부터 2011년 사이의 연 1.2%에서 둔화된 수치다.


생산량 정체의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다. 쌀이 고온 기후에서 자라기 때문에—전 세계 쌀의 90%가 아시아에서 생산된다—기온이 몇 도가 더 올라도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태국에 거주하는 기후과학자 비에른 올레 샌더Bjoern Ole Sander는 말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샌더는 특정 온도 이상에서는 쌀 수확량이 감소하며 쌀은 특히 밤의 더위에 민감하다고 한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쌀 수확량이 평균 3.3%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기온은 이미 1.1도 이상 상승한 상태다.


원자재 데이터 그룹 그로인텔리전스Gro Intelligence의 모델링에 따르면 2100년까지 아시아의 주요 쌀 수출국들은 모두 35도를 넘는 날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며, 태국은 최악의 경우 35도를 넘는 날이 188일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메콩강에서 갠지스강에 이르는 아시아의 쌀 생산 삼각주 지역에서 기후변화는 다른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염분이 많은 물이 강, 관개수로 및 토양으로 유입되어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아예 재배가 불가능해진다.


쌀 생산국들은 올해 엘니뇨도 겪고 있다. 샌더는 엘니뇨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욱 악화시켜 벼 재배 지역의 강우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강우량이 감소하면 과도한 염분을 씻어낼 수 있는 강물이 줄어든다.


인도가 올해 날씨가 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기다리는 한편, 태국 농무부는 최근 9월과 10월 평균 이하의 강우량으로 인해 쌀 수확량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엘니뇨는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시장에서 쌀 공급이 훨씬 더 부족해질 위험이 있다고 노이만은 말한다.


그는 이것이 단순히 단기적인 쌀값의 문제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세계 식량가격의 변동성을 가중시키는 점점 더 불규칙해지는 기상 패턴에 세계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WFP의 후사인은 전 세계에 식량을 더 잘 분배하기 위해 무역을 늘리는 것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기후변화가 악화됨에 따라 각국 정부가 점점 더 국경을 닫고 글로벌 시장을 기피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상식을 되찾지 않으면" 현재의 쇼크는 "메가쇼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1888년 창간된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 경제지. 특유의 분홍빛 종이가 트레이드마크로 웹사이트도 같은 색상을 배경으로 쓰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갖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이 주 독자층입니다. 2015년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가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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