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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10년 후, 세계 도시가 중국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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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야경.

2023.12.08 14:08

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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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문명의 중심지로 세상을 이끌고 또한 주목의 대상이 됩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중국과 세상, 특히 글로벌사우스를 연결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물류가 모이고 흩어지는 곳에 도시가 새로 세워지고 기존 도시는 더욱 커지고 현대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도시의 건설 및 재건에 중국식 도시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환경은 더욱 생태적이고 치안은 더욱 안전하지만 자유의 공간은 축소된 중국식 도시입니다. 포린어페어스의 이 기사는 거창한 지정학적 경쟁 같은 큰 주제에만 보지말고 장기간에 걸친 도시와 도시생활의 변화를 두고 중국의 대전략이 무엇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한 후 서방도 더욱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도시와 도시생활을 글로벌사우스에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박한 도시생활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의 경쟁이 어쩌면 큰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기사가 주는 통찰입니다. 이것은 비단 국제정치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도시를 만드는 노력이 서울과 몇몇 대도시에서만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며 많은 지방도시들도 더욱 현대화되고 국제화되어야 나라 전체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기풍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2023년 10월, 세계 지도자들이 베이징에 모여 최근 중국 대전략의 핵심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10주년을 기념했다. 일대일로는 엄청난 규모의 재원 투입과 각양각색의 원대한 계획들로 세상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미 약 1조 달러(약 1300조원)를 투자한 중국은 새로운 도로, 철도, 항구, 에너지 시스템, 기술 및 사이버공간 혁신을 통해 150개 이상의 국가를 묶어 교역과 연결을 강화하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중국의 시장과 정치적 영향력 안으로 더 가깝게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가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도 핵심적인 측면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일대일로는 다른 강대국이 그 추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 많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전면적인 도시화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국제관계 분석에서 도시들의 개발은 종종 무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인프라, 도시 형태, 그리고 강대국이 구축하는 국제질서의 모습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역사를 통해 강대국들은 도시를 상업적, 종교적 연결의 거점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또는 상징적으로 힘을 과시하는 장소로 사용했다. 탈냉전 시기에 형성된 미국의 일극적 순간은 글로벌 도시라는 독특한 도시 형태의 탄생을 통해 뒷받침되었다. 런던, 뉴욕, 서울, 시드니, 도쿄와 같은 도시는 수십 년에 걸쳐 자유주의 개방시장의 확장에 따라 재편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도시들의 부상은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서야 자신들만의 독특한 인프라와 도시 형태를 창출하기 시작하고 있다. 1979년부터 시작된 경제 개방, 경제 실험, 폭발적인 성장 기간 동안 중국은 고층빌딩을 짓고 농촌 지역을 도시화하여 도시 공간을 위와 밖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지역 및 멀리 떨어진 경제들에 연결시킴으로써 국경 안의 도시 공간을 변화시켰다. 도시 공간은 40년 동안 중국의 경제 및 전략적 비전의 중심이 되어 왔는데, 이는 일대일로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국내외에서 도시에 쏟고 있는 관심과 재원은 수십억 명의 도시 거주자들의 삶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장기 전략인 일대일로는 20세기 중반 국공내전에서 중국 공산당이 승리한 지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이라는 상징적인 날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일대일로가 성공하면 서구가 부상하기 전 천여 년 동안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민족들을 하나로 묶어준 무역 네트워크와 중심도시들로 이뤄진 고대 및 중세 실크로드가 21세기에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중국이 실현시키려 하는 지역간 연결성 강화는 새로운 종류의 초국적 시장을 창출하여 세계경제 연결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 2012년 중국 주도로 이뤄진 가나 케이프 코스트 어항(漁港)의 시장 재개발부터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같은 신항만이나 파키스탄의 3천218 킬로미터에 달하는 영토 재개발에 이르기까지, 일대일로 사업은 이미 아주 작은 규모에서 거대한 규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극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속가능한 형태의 도시생활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태도시를 실험하는 동시에 도시지역 감시 및 통제의 새로운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전쟁이 아닌 중국의 영향력, 문화, 발전 모델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물리적 통로 건설을 통해 국제질서가 재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방 국가들이 경제적, 지정학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수십 년 동안 도시공간에서 빠지지 않았던 국제적 분위기와 문화를 지켜내려면 일대일로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정책 입안자들은 지정학적으로 일대일로와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계획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점점 더 분열되고 점점 더 조직력을 잃어가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지도자는 막대한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하고 반세기에 걸친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중국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더 장기적으로 예측가능하게 흔들림 없이, 그리고 더욱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일대일로는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아니다. 일대일로는 이미 전 세계에 중국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중국이 주도하는 대안적 국제 질서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도시전설

수천 년 동안 강대국의 영향력은 도시와 인프라에 의존해 왔다. 그리고 도시의 형태는 제국들에 의해 변화해 왔다. 알렉산더 대왕은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마케도니아에서 출발하여 중동과 중앙아시아 전역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면서 그리스 문화와 건축의 오랜 유산을 남겼다. 대영제국은 식민지 시대에 철도 및 항만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오늘날에도 항구, 철도, 정부 및 상업용 건물, 법 문화는 인도의 뉴델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토리아, 뉴질랜드의 웰링턴 등 멀리 떨어진 도시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수십 년은 도시 역사에서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이었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사람들은 도시를 재건해야 했다. 프랑스, 영국, 미국, 소련은 시민과 정부 간의 관계를 재조정하면서 전 세계 노동자 및 중산층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대규모 주택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냉전이 심화되면서 미국과 소련은 다른 나라들의 도시 개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산 자동차, 조립식 주택, 가전제품은 미국 정부, 미국 기업이나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문화기관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수많은 사람에게 디자인과 소비습관의 민주적 이상이 무엇인지 소개했다.


소련은 유럽연합 경계 안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건물인 폴란드의 문화과학궁전과 같이 공산주의적 미(美)와 권력의 상징이 된 인상적인 건축물에 투자했으며, 바르샤바의 스카이라인은 여전히 이 건물이 지배하고 있다. 또한 모스크바는 소도시 규모의 대규모 주택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공산주의의 이상에 따라 사회 공간을 세심하게 꾸몄다. 20세기 후반 소련의 붕괴와 시장 자유주의의 승리는 '글로벌 도시'의 확장을 가속화했다. 도쿄에서는 롯폰기 힐즈, 시오도메, 시나가와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레스토랑이 즐비한 옛 '요코초' 뒷골목들과 함께 도쿄의 풍경과 경제를 다시 만들었다.


컨설턴트, 변호사, 기타 기업 서비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글로벌 도시들 사이를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도시 형태는 자유 기업을 강조하는 글로벌 시장과 글로벌 문화를 장악한 미국의 패권주의에 의해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들이 국제적인 부와 인재를 끌어들이면서 세계화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도 증폭되었다. 세계 경제 시스템의 취약성, 미국의 양극화된 정치, 그리고 중국의 놀라운 부상으로 인해 자유시장의 헤게모니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도시화

역사상 1980년부터 2020년까지의 중국만큼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나라는 없었다. 1978년에는 중국 인구의 20%가 도시에 거주했지만, 지금은 6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 정책은 신속한 건축과 경제성장, 그리고 특수한 경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경제특구'에서의 실험에 중점을 두었다. 1980년 중국정부가 선전(深圳)에 경제특구 지위를 부여한 후 선전 경제특구의 도시 면적은 시장 읍성이었을 때의 600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중국이 연안 도시에서 시장과 경제특구를 실험하면서 자본 장벽을 낮춘 결과 '집적경제'(集積經濟: 모든 경제요소들이 한 곳에 집중되면서 수송비용이나 시간 등에서 경제적 이익이 나타나는 현상)가 자리를 잡았다.


중국의 급속한 도시화는 독특한 건축 및 건설 스타일, 과중한 토목 인프라, 도시 난개발, 역사 유적에 대한 무관심을 낳았지만 정책은 계속 진화해왔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의 국가 전략은 지속가능성을 도시 계획에 통합하는 '생태 문명'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2004년 중국은 순환경제와 같은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 개념을 시험하기 위해 아열대 도시 구이양(貴陽)을 생태 시범도시로 선정했으며, 베이징에서 9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뉴욕과 런던을 합친 크기로 예상되는 신도시 슝안(雄安) 건설에 이미 약 800억 달러(약 105조원)를 투자했다. 중국적 '사회주의 도시'의 모범이 되고자 하는 슝안은 공원과 숲이 어우러진 도시인 동시에 모든 건물과 인프라 구성 요소가 버추얼 지도에 변화하는 그래도 표시되는 디지털 '트윈(쌍둥이)'을 갖추고 있어 생태와 디지털을 함께 구현한다. 중국의 가장 최근 5개년 계획은 '사람 중심'과 친환경 도시공간의 미덕을 찬양한다.


일대일로의 원래 의도된 범위는 중국의 급속한 도시 성장과 연결성에 대한 실험들이 결국 글로벌 도시를 꿈꾸는 도시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아시아에서 동아프리카에 이르는 지역에 있는 도시들의 구조는 이미 일대일로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중국은 고속철도를 통해 중앙아시아의 도시들을 연결하는 '하이웨이'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도시와 런던과 같은 유럽 종착지를 하나로 묶어내고 있으며, 중국 서부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동아프리카의 도시까지 연결하는 '디지털 실크로드'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가 통합되면서 도시들은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의 한적한 도시였던 코르고스는 이제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쌓아 올린 컨테이너들이 그득한 자유무역 및 면세구역으로 변모하여 분주한 물류 중심지가 되었다. 새로운 고속 화물열차가 일대일로가 목표로 삼은 세계 여러 지역들로 가는 길에 경유하는 '물 없는 항구'인 코르고스는 현재 중국의 약 100개 도시와 유럽의 약 200개 도시,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의 12개 이상의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세워진 칸 샤티르 엔터테인먼트 센터. /사진=Malik Nursultan B (CC-BY-SA-4.0)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세워진 칸 샤티르 엔터테인먼트 센터. /사진=Malik Nursultan B (CC-BY-SA-4.0)


일대일로는 중국 국경을 넘어 2018년부터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를 중앙아시아 지역의 국제 금융 허브로 재편하고 아스타나 국제금융센터와 눈에 띄는 칸 샤티르(Khan Shatyr) 엔터테인먼트 센터가 중심이 된 새로운 중앙 비즈니스 지구 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 반투명하고 천막처럼 생긴 이 엔터테인먼트 센터의 건축물은 실크로드 유목 제국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이다. 동아프리카에서 일대일로는 케냐, 남수단, 에티오피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초국적 경제 회랑을 만들기 위해 철도건설과 케냐 해안의 새로운 대형선박용 항구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 항구 도시들에 투자하여 여러 대륙의 도시 통로들을 통합할 계획이다. 중국의 기존 주요 항구는 전략적 요충지에 있는 해외 항구들과 연결될 것이다. 그리스의 피레우스, 미얀마의 카욱퓨, 파키스탄의 과다르, 스리랑카의 콜롬보와 함반토타 등이 그러한 해외항구다. 중국은 특히 지중해 항구에 대한 투자를 통해 로테르담, 런던, 함부르크, 앤트워프와 같은 북유럽 항구의 전통적 우위에 벗어나 무역을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또한 이러한 전통적인 인프라 투자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연결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들은 파키스탄, 동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 새로운 해저 케이블, 데이터 센터,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혁명에 뒤처진 지역에 절실히 필요한 개입이지만, 동시에 중국이 사회적 통제를 강조하는 중국식 인터넷에 새로운 국가들을 통합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2008년과 2011년의 테러 공격 이후 감시 카메라, 얼굴 및 걸음걸이 인식 스캔, 번호판 인식, 검문소, 신분증, 디지털 통제 센터가 일상의 일부가 된 신장 카슈가르와 같은 중국 도시에서 시험을 거친 디지털 시스템이 전 세계 다른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일대일로가 출범한 이후 중국 기업들은 에콰도르, 케냐, 말레이시아, 파키스탄의 주요 대도시에 '안전한 도시' 솔루션을 판매했다. 세르비아는 2019년부터 베오그라드 및 전국 40개 도시 800곳에 첨단 얼굴 및 번호판 인식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중국산 카메라 수천 대를 설치했다. 일대일로에 의해 형성된 도시에서는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적 통제와 거버넌스의 효율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대일로는 기후 변화와 같은 난해한 문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자국 내 지속가능한 도시 방식에 대한 실험들이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이의 4개 섬에 건설 중인 1,000억 달러(약 132조원) 규모의 포레스트시티와 같은 동남아시아 전역의 '생태도시들'이 바로 그러한 도시다. 포레스트시티는 2035년까지 최대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중국-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아세안 회원국들은 디지털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결합한 아시아 스마트시티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담은 스마트시티 협력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중국식 도시의 도전

중국이 희망하는 대로 일대일로가 성공한다면 새로운 국제질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도시들이 탄생할 수 있다.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는 고속 교통망으로 연결된 거대한 초국적 도시 통로를 통해 훨씬 더 도시화되고, 중국의 거대하고 점점 더 고도화되는 시장에 더욱 완벽하게 통합될 수 있다. 소도시들은 고속 교통망에 의해 새롭게 창조된 초거대 대륙에서 상품의 이동을 주도하며 번성하는 물류 허브로 변모할 수 있다. 전 세계 수백 개의 도시에서 중국인 주재원과 중국 문화와 언어의 소프트파워 영향력이 보편화되고, 도시 공간은 점점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하게 변화할 수 있다. 일대일로의 영향을 받은 도시들은 생태학적 원칙에 따라 숲과 녹지 공간을 도시 구조에 통합하여 잠재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의 생활은 더욱 엄격하게 통제되고 규제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사이버 주권이라는 명목으로 시민의 디지털 접근을 제한함에 따라 감시는 훨씬 더 보편화될 수 있다. 국제 상업 중심지로서의 도시는 번창할 수 있지만, 자유롭고 국제적인 해방구로서의 도시는 시들해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과 같은 강대국들은 이러한 결과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70년 동안 구축해온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가치와 이해관계가 매우 다른 국가에 의해 근본부터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이미 다른 형태의 인프라 외교로 일대일로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녹색기술과 일자리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국가 산업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2022년 인플레이션 감소법안(IRA)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인프라와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법안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에 약 3,700억 달러(약 489조원)를 배정했다.


2021년 G7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후 글로벌 인프라 및 투자 파트너십으로 명칭이 변경된 '더 나은 세상 만들기' 이니셔티브는 저소득 및 중위 소득 국가들에 대한 G7 국가들의 투자를 조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G7 국가들과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6,000억 달러(약 792조원)의 초기 자금으로 글로벌사우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대일로에 대해 대응하려는 분명한 시도다. 이 프로젝트에는 2023년 9월 미국과 유럽연합이 인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발표한 인도-중동-유럽 회랑 건설이 포함되며, 이 회랑은 이들 대륙을 해상항로와 철도를 포함한 새로운 교통망과 디지털 인프라에 연결할 것이다. 이 계획은 일대일로에서 차용한 것이다. 유럽연합은 개발, 인권, 지속가능성에 관한 유럽의 가치를 반영하는 더 강화된 사회 및 환경 기준의 인프라 투자를 강조하는 3,000억 달러(약 396조원) 규모의 글로벌 게이트웨이 프로그램(2021년)을 통해 아프리카와 인도를 위한 일련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이러한 계획은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서방은 일대일로에 근접하는 대규모의 장기 프로젝트를 조율하는 일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단기적인 정치 사이클에 갇혀 있는 민주주의 정부들은 거시적인 전략적 사고를 하기 어렵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2차 세계대전 후 마셜 플랜은 일대일로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폐허가 된 유럽을 재건하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다. 이는 연대의 행동이었을 뿐만 아니라 서유럽 국가들을 소련의 궤도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명확히 전략적 계획이기도 했다.


지금은 장기적으로 한 세대를 바라보는 원대한 전략적 비전이 필요한 또 다른 역사적 순간이다. 정책결정자들은 너무 자주 간과되는 인프라, 도시, 국제적 영향력 사이의 관계를 다시 봐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장기적인 전략적 노력에 있어 회복력, 능력, 헌신을 보여줬으며,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 힘을 모아내는 것을 보면 여전히 그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방은 지속가능하고 연결된 도시생활에 대한 비전―즉 서방의 가치들을 통합하는 비전―을 다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원을 동원하는 복잡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순히 미래에 어느 나라가 더 많은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가 아니라, 인프라 투자는 도시에 사는 수십억 명의 일상적인 삶도 좌우할 것이다. 도시는 오랫동안 경제적 기회, 건강 증진, 문화적 활력, 국제주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1922년 창간된 격월간 국제정치 전문지. 미국의 국제정치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에서 발행하는데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거진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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