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일본의 막대한 가계저축이 마침내 주식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일본의 가계는 금융 자산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새로운 투자 제도가 이 막대한 현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인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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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2 14:14

Financial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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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이 은행에 모셔둔 현금을 모으면 시총으로 세계 최대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 아람코를 모두 살 수 있을 정도로 일본의 가계저축 규모는 어마어마합니다. 이 가계저축의 극히 일부만이라도 증권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 그야말로 '대박'이 나겠죠. 일본 정부도 주식 투자를 부추기기 위해 '소액투자비과세제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증시는 최근 상승을 거듭하면서 1989년 버블 시절의 역대 최고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비과세제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 적어도 증시에서만큼은 '포스트 버블'을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친화적 경영의 정착을 위한 노력도 조금씩 성과를 거두는 듯 보이고요('일본의 '잃어버린 30년' 마침내 끝나나' 참조).


하지만 지난 25년간의 나쁜 기억 때문에 일본 가계가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론도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가계저축의 대부분이 중장년층의 것이고,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갖는 젊은 세대는 막상 투자할 여력이 크지 않습니다. 일본 주식에 투자하느니 미국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많다고도 하고요.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퇴장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30년' 동안 늘 정체해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일본이 이제는 한국보다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낮은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와 주주 정책으로 '박스피'를 면치 못하는 한국은 파이낸셜타임스의 12월 14일 특집기사를 보며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일본에는 '와타나베'란 성을 가진 기혼 여성이 32만5000명에 달한다. '이토' 성을 가진 기혼 여성의 수는 거의 비슷하고 '스즈키'는 훨씬 더 많으며 '사토'는 거의 두 배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십 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은 모든 일본 가정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통용돼 왔다. 집안의 주된 의사결정권과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신화적인 가모장家母長 같은 것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의 기적적인 성장기 이래 수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의 금융 화력은 일본의 지역 은행장과 뒷골목의 금 소매상부터 월스트리트의 채권 트레이더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와타나베 부인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버블 붕괴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의 가계는 2100조엔(1경9000조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현금 및 현금성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가계는 각각 금융자산의 13%와 31%를 현금성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일본의 현금보유액은 독일과 인도의 연간 GDP(국내총생산)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기업 차원으로 보면 와타나베 부인은 은행에 예치한(이자도 거의 나오지 않는) 예금만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 아람코를 모두 인수할 수 있다.


지난 25년 동안 일본의 물가는 대체로 정체되거나 하락했기 때문에 와타나베 부인이 현금성 저축을 선호하는 것은 합리적이었다. 특히 1995년 정부가 은행 예금을 보장한 이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일본 중앙은행의 오랜 초저금리 실험으로 인해 와타나베 부인이 저축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없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한 재산이 크게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많은 일본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와타나베 부인은 결정적인 순간을 맞았다.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와타나베 부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하듯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실질적인 자산에 투자해야 할 겁니다." 도쿄 소재 아커스리서치Arcus Research의 애널리스트 피터 태스커Peter Tasker는 말한다.


일본 정부는 여러 차례 가계저축을 투자로 유도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수년간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례 없는 유인책을 마련했다. 2024년 1월부터 '소액투자비과세제도1 少額投資非課税制度 '(NISA)가 대폭 확대되어 개인의 주식 투자에 대해 평생 면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연간 납입한도를 120만엔에서 360만엔으로, 누적 납입한도를 600만엔에서 1800만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책이 성공한다면 1980년대 주식 버블 붕괴 이후 고착화된 일본 국민의 주식기피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가계는 전체 자산의 24%(직접 보유 17%, 연금을 통한 보유 7%)만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영국의 54%, 미국의 75%보다 훨씬 낮다.

이제 도쿄의 주식시장과 상장기업, 그리고 와타나베 부인에게 커다란 질문이 제기된다.


일본의 저축왕들이 그간 도박장마냥 기피하던 일본 주식시장에서 진지하고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개인 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 얼라이언스번스틴AllianceBernstein은 이에 대해 약간의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고 2%의 자산만 움직이더라도 1500억달러의 자금이 주식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증권관계자들은 말한다. 그 절반도 안 되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으로도 도쿄의 토픽스 지수는 25% 이상 상승했다.


"제가 일본의 평균적인 가정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희의 저축액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나가와 현에 거주하는 은퇴자 다케나카 치에코(결혼 전 성은 와타나베)는 말한다.


"하지만 단체 채팅방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물가 상승과 이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식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분명 두렵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앞으로 20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죠."




12월 중순,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덴소가 발행하는 신주를 사라고 권유하는 특이한 광고가 일본의 열차에 등장했다. 덴소의 신주 발행에 관여한 두 은행가에 따르면, 광고가 분명히 보여주듯 신주 발행의 타깃은 와타나베 부인과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제도 확대가 창출한 새로운 주식 투자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이 효과가 있을까? '와타나베 부인'이란 표현에는 한계가 있다. 흔히 '와타나베 부인'으로 표현되는 습관과 결정 대부분은 소수의 가계에만 적용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잃어버린 10년'에 성장기를 거친 일본인들은 같은 나이였을 때의 부모 세대보다 결혼하거나 자녀를 가질 확률이 낮고 저축할 돈도 많지 않다.


7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은 주로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보유하고 있다. 일본 가계의 저축률은 1980년대 초에는 가처분소득의 약 17%였지만 2000년대 초가 되면 약 3%로 감소한다.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저축 비율. /그래픽=FT

일본, 영국, 프랑스,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저축 비율. /그래픽=FT


"일본 가계의 높은 저축률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된지 오래입니다." '일본 경제의 미래를 위한 경쟁The Contest for Japan's Economic Future'의 저자 리처드 캐츠Richard Katz는 말한다. "대신 사람들은 정체된 소득에서 최대한 많은 부분을 소비함으로써 소비를 유지하고 있죠."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비유가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수년간의 헛된 기대와 정치 지도자들의 공허한 약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걸 봐왔던 상황에서, 이제 일본 국민들에게 그간의 의사결정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던 디플레이션적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되었는지 결정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믿을만한 강력한 근거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을 벗어나 하락하더라도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18개월 이상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역사적 이상 현상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레짐 체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전히 매우 느슨한 일본의 통화정책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주식 시장은 2023년 강한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도쿄증권거래소 자체가 기업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인식에 힘입은 바 크다.


"일본 증시가 30년 동안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생긴 집단적 상처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겠죠.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일본 가계도 언젠가는 엔화 표시 수익률이 높은 자산으로 포지션을 바꿔야 할 겁니다." 골드만삭스의 일본 주식 전략가인 브루스 커크Bruce Kirk는 말한다.


활발한 거래로 투자 행태의 역사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심지어 이를 장려하는 분위기도 필연적으로 생겨났다.


쏟아지는 마케팅 공세 속에서 일본 3대 온라인 증권사에서 신규 개인 계좌 개설이 250만 건 이상 이뤄졌다. 새로운 NISA 제도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023년 일본 주식 5개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중요한 신뢰의 지표가 됐다.


지난 30년 동안 일본의 저축 이자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물가가 대체로 정체됐기 때문에 그 가치를 잃진 않았다. 일본의 저축이자, 기준금리, 물가상승률을 비교한 그래프. /그래픽=FT

지난 30년 동안 일본의 저축 이자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물가가 대체로 정체됐기 때문에 그 가치를 잃진 않았다. 일본의 저축이자, 기준금리, 물가상승률을 비교한 그래프. /그래픽=FT


2022년 8월,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는 인플레이션이 이제 일본에서 일상적인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는 선언과 함께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마침내 리스크가 되었다"는 눈길을 끄는 주장을 담은 신문 광고를 내놓았다.


증권사들이 새로운 제도에 대비하면서 일본 국내 주식에 대한 오랜 경시 풍조로 인한 시장 왜곡이 드러나기도 했다. 일본 최대 증권사 중 한 곳의 도쿄 교외 지점에 근무하는 고참 영업직원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30~40대 젋은 동료들 중에는 일본 주식 상품을 한 번도 판매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젠 주식투자에 대한 진정한 열의가 생겨나고 있다. 노무라의 제품 개발 담당 상무 니시카와 유스케는 20년 동안 회사에서 일하면서 고객들이 이렇게 흥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일본 주식은 세일즈하기 어려운 상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쿄증권거래소]의 개혁과 미래지향적인 임금 인상 등 긍정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일본 주식을 추천할 수 있게 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죠." 니시카와는 말한다.


투자 열풍은 일본의 서점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금융 지식에 대한 기초 과정을 제공하는 책들이 서가에 가득하다. 책 제목도 유혹하는 어조—'상류층의 삶을 이룩하는 법!'—부터 경고—'다가올 일에 준비돼 있습니까?'—까지 다양하며 NISA 제도로 수익을 최대한 내는 법을 설명하는 책이 점점 더 늘고 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책 내용의 상당 부분을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주식이 번창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할애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주식에 대한 회의론은 아직 굳어져 있다. 1970년대에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시장의 40%를 보유하고 있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주식이 정점을 찍고 폭락한 후, 이 비율은 현재 수준인 17.6%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4년 일본은 영국의 개인저축계좌(ISA) 제도를 모델로 한 일본개인저축계좌(NISA)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천만 개 이상의 계좌가 개설되었으며 약 34조엔이 투자됐다. 하지만 얼라이언스번스틴의 애널리스트 루팔 아가르왈Rupal Agarwal이 지적했듯이, 이 제도는 여전히 활용도가 낮으며 전체 인구의 17%만이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NISA 제도는 연간 투자 상한선을 360만엔으로 3배 늘릴 예정이다.


정부가 5년 내 신규 계좌 3400만 개 개설 목표를 달성할 경우, 주식으로 유입되는 총 자금은 수천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




많은 증권사들이 대부분의 투자가 지수 추종형 상품과 패시브 펀드에 집중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와타나베 부인이 투자할 만한 종목과 테마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미즈호증권의 수석 주식 전략가인 키쿠치 마사토시는 주주에게 식품, 선불카드 등의 특전을 제공하는 '주주우대株主優待' 제도를 제공하는 1463개 상장사가 특히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슈퍼마켓 체인 이온Aeon의 주식은 미래 주가수익비율(PER) 100배로 거래되는 반면, 경쟁사 세븐앤아이홀딩스2 는 미래 PER이 20배가 조금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는데 키쿠치는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이온이 주주들에게 매장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오리엔탈랜드의 주주에게는 도쿄 디즈니랜드 1일 이용권이 제공된다.


"새롭게 주주우대 제도를 도입하는 대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자신의 NISA 계좌에 주주우대 정책이 있는 주식을 담을 것이라는 뿌리 깊은 기대가 있습니다." 키쿠치는 말한다.


스테파니 드루스Stefanie Drews 닛코자산관리Nikko Asset Management 사장은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과 전혀 없는 사람 사이의 극명한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일본인의 약 20%만이 투자자로 간주될 수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NISA는 나머지 80%가 투자를 시작할 동기를 부여하는 주요 촉매제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계의 주식투자가 활성화되면 일본 주식이 마침내 1989년

가계의 주식투자가 활성화되면 일본 주식이 마침내 1989년


그러나 드루스는 세대 간 차이가 뚜렷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젊은 세대 상당수가 SNS를 통해 투자를 배우고 있다.


일본의 유명 투자 인플루언서 쿠니야마 하센은 32세의 유튜버로, 에피소드당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머니 스킬셋Money Skillset' 투자 쇼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쿠니야마는 와타나베 부인과 같은 포지션을 맡은 코미디언 린타로와 함께 NISA 및 기타 투자 전략에 관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한다.


특히 젊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쿠니야마의 예상을 훨씬 능가했다. 세대 간 부의 격차에 대한 인식과 투자를 통해 이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로 높아졌다.


쿠니야마는 40세 미만의 일본인들은 기성세대를 바라보며 그들이 버블 경제를 통해 큰 경제적 혜택을 누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사회의 일원이 되어 일본의 번영에 기여하고 싶지만 경제의 문이 자기들에게 닫혀있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희 방송을 보는 것 같아요." 쿠니아먀는 말한다.




신설 NISA 정책을 둘러싼 흥분에도 불구하고, 쿠니야마와 다른 사람들은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가 '빅뱅'보다는 '슬로우 버닝'으로 이루어져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에는 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앵그릭Stefan Angrick은 말한다. "쇠퇴는 오랜 기간 동안 일본 사람들이 항상 보고 듣는 삶의 한 특징이었습니다. 엔화 약세, 인구 감소, 중국의 일본 추월에 대한 이야기 등 어떤 형태로든 같은 주제가 계속 등장했죠."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일본 주식에 대한 특별한 불신도 있다고 말한다. 많은 일본 사람들이 일본 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기업이 투자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장소로 여겨지지는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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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온라인 증권사 중 한 곳의 고위 임원은 최근 일본 지방에서 열린 강연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참가자에게 NISA 제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도록 했는데, "한 사람이 강의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바보로 아느냐는 질문을 하더군요." 임원은 말했다. "워런 버핏은 일본 개인 투자자들에게 되팔아 돈을 벌기 위해 일본 주식을 사들였을 뿐이라는 거예요. 일본 국민의 주식에 대한 회의론은 매우 뿌리깊습니다."


증권업계와 자산관리사들이 거론하는 한 가지 가능성은 일본인들이 NISA 제도 확대와 평생 면세 혜택을 일본 주식이 아닌 엔화로 거래되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데 쓰는 것이다. 특히 S&P 500 지수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닛케이 225 지수가 꽤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쿠니야마는 말한다. 하지만 그는 S&P 500 지수가 투자자들에게 훨씬 어필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일본의 20~30대 젊은이들은 일본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고 봐요."


'돈의 힘The Power of Money'의 저자 폴 셰어드Paul Sheard는 일본 주식 시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두 가지의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첫째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여전히 디플레이션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지다. 몇 달 동안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이를 떨쳐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둘째로 와타나베 부인이 일본 주식을 매입할지의 여부에는 다른 이슈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일본의 평범한 가계가 특별히 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엘리트가 모든 걸 관리하는 듯한 곳이죠. 가계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지 않는다고 질책하고 기업이 투자나 임금을 인상하지 않는다고 질책하고요." 셰어드는 말한다.


"일본 가계는 지금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가계는 '지난 25년 동안 이런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새로운 지침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고요."


"NISA를 사용하면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거 뭔가 함정이 있는 거 아냐?'라고 말할 겁니다."


1888년 창간된 영국의 대표적인 일간 경제지. 특유의 분홍빛 종이가 트레이드마크로 웹사이트도 같은 색상을 배경으로 쓰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갖고 있는 화이트 칼라 계층이 주 독자층입니다. 2015년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가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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