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디즈니 임원을 그만두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된 남자의 비극적인 최후

10년 후면 디즈니 CEO도 노려봄직했던 데이브 홀리스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의 자기계발 인플루언서 제국에 합류했다. 그리고 비극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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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13:53

Wall Stree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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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SNS)는 우리의 일상은 물론이고 정치와 사회 전반의 풍경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인간의 자아상에 미친 영향은 우리 스스로가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보다 그럴싸한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 이런 저런 앵글로 사진을 찍어보는 행위부터 새로 산 명품 핸드백의 로고가 너무 적나라하지는 않게, 하지만 충분히 알아채기 쉽게 조심스레 포즈를 취해보는 행위까지—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모두는 우리의 이상적인 자아를 연기하는 연기자가 됩니다. 과거에는 소수의 예술가들에게만 허락됐던 특권이었죠. '인플루언서 경제'는 이를 통해 얻은 '관심'을 경제적인 이득으로 교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그만큼 어두운 반대급부도 생겨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매거진의 2023년 12월 기사는 인플루언서 경제의 가장 비극적인 사례로 손꼽힐 데이브 홀리스의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비극이 매일 벌어지고 있음을 잊으면 안됩니다.



데이브 홀리스Davel Hollis는 텍사스 자택에서 인스타그램을 열고 '라이브' 버튼을 누르며 하루를 시작했다. 디즈니의 고위 임원이었다가 자기계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퇴사한 데이브는 자신이 '평화의 테라스'라고 이름 붙인 수영장 옆 공간에서 스트리밍으로 가상의 커피 타임을 갖고 있었다. 시청자들에게는 웰니스 회의론자에서 '보다 깊은 삶을 살자'고 설파하는 전도사로 진화한 한 남자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다. 하지만 2021년 10월의 어느 날 아침, 팬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이브는 베스트셀러 '여자여, 얼굴을 씻어라Girl, Wash Your Face'의 저자인 아내 레이첼 홀리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었다. 레이첼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라고 설파하면서 불과 3년 만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구축했다. 데이브도 결국 그 정신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음주 문제와 불안감 문제를 공유하며 50만에 가까운 팔로워를 확보했다. 그는 레이첼과 함께 자신들의 일상—부부로서 겪은 문제, 네 자녀와의 친밀한 순간 등—을 팟캐스트, 회고록, 코칭 세션, 상품 등으로 제작해 팔았다.


성공은 빨랐지만 곧 그 대가를 치르게 됐다. 2021년 가을의 그날 아침,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부부는 얼마 전 이혼을 발표했다. 레이첼의 인기는 급락했고 데이브는 이제 팬들에게 자신의 두 번째 자기계발서를 사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제 피로 쓴 책이에요!" 그는 '용기를 통해 지어진'이라는 책을 들어 보이며 외쳤다. 제목은 그의 오른팔 팔뚝에 문신으로 새긴 글귀에서 따온 것으로, 항해를 테마로 한 이야기와 조언을 모은 책이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배는 그런 용도로 만든 게 아니다."



책의 예약 판매는 저조했고, 데이브는 팔로워들이 책을 사지 않는 것에 화가 난 상태였다.


그때 데이브의 팔로워들이 잘 아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시 네 살이었던 딸 노아였다. 스트리밍 화면 속으로 들어온 노아는 아빠에게 미키 마우스 팬케이크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다정하게 물었다. 데이브는 "인터넷 친구들"과 이야기 중이라며 딸을 무시했다. 나중에 노아가 다시 화면에 나타났다.


"네 인생을 좀 살아라." 그는 딸에게 말했다. 불필요하게 거친 농담이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쌓아온 다정한 아빠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스트리밍은 두 시간 동안 계속되었고 댓글들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팔로워들은 그에게 방송을 종료하고 자녀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갈 것을 촉구했다. 오프라인으로.


스트리밍에 댓글을 단 사람들은 곧 홀리스 가족의 레딧 게시판에 몰려들어 데이브를 힐난했다. 그들은 이 사건을 '팬케이크게이트'라고 불렀다.


결국 데이브는 사과문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저는 제 모습을 잃었습니다."


3개월 후, 그는 인스타그램을 중단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재활원에 입소했다 한다. "이 이상한 공적 생활의 압박감 앞에서 완전히 무너진 기분입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썼다.


1년 후 그는 죽었다.


데이브 홀리스의 흥망성쇠는 개인이 곧 상품이 되고, 일상의 모든 것이 상업적 이벤트로 제작될 수 있는 SNS 인플루언서들의 기묘하고 친밀한 세계가 주는 압박감을 엿볼 수 있는 드문 사례다.


이 기사는 데이브의 어린 시절, 할리우드 시절, 그리고 자기계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시절 친구들의 인터뷰를 엮어 구성했다. 전직 직원 및 동료와의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데이브와 레이첼이 자신들의 삶을 공개적으로 공유한 많은 책과 수 시간 분량의 팟캐스트, 기타 매체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레이첼 홀리스는 취재를 거부했다.




데이브 홀리스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건설업자 아버지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아들로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교 1등을 했고, 페퍼다인대학교 라디오 방송국에서 DJ로 활동했다. 20대 중반에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그는 곧 당시 19살의 미라맥스 영화사의 어시스턴트였던 아내 레이첼을 만났다.


레이첼이 나중에 쓴 책에 따르면 아버지가 오순절주의1Pentecostal 목사였던 작은 마을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레이첼은 자살한 오빠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119 교환원에게 오빠가 지옥에 가는지 물었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다고 술회한다.


데이브는 이 '작은 아기 토끼'를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책에 썼다. 둘은 2004년 결혼했다.


데이브는 가족을 부양했고, 레이첼은 아이들을 돌보는 매력적이면서도 싹싹한 배우자였다. 레이첼은 연기 학교에 다니기도 했고 소설을 쓰기도 하다가 마침내 이벤트 기획과 자기계발 활동을 시작했다. 데이브는 아내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잡아주는 게 자신의 할 일이라 생각했다. 한 번은 레이첼이 자신의 자기계발 사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계획을 구상했을 때, 데이브는 그 계획이 실현될 확률을 3%로 계산했다.


그러던 2015년, 레이첼은 해변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녀는 주황색과 파란색의 비키니를 입고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우량아 셋을 낳아 영구적으로 축 늘어진 배"를 뽐냈다.


"여성들이여, 이건 흉터가 아니에요." 레이첼은 썼다. "그 몸을 자랑스럽게 뽐내세요!"


사진은 레이첼을 있는 그대로의 여성에 대한 거침없는 대변인으로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만들었다. 그녀의 첫 번째 자기계발서인 '여자여, 얼굴을 씻어라'는 기독교 계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처음에 데이브는 레이첼이 자신의 발가락에 털이 많은 것과 자신과의 섹스가 형편없다고 털어놓는 것에 굴욕감을 느꼈다. 하지만 책은 곧 200만 부가 팔렸다.


책의 성공으로 레이첼은 갑자기 데이브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고 데이브는 훗날 자신의 첫 번째 자기계발서에서 이렇게 썼다. "이제 내 와이프는 내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여전히 나를 원할까?"


'여자여, 얼굴을 씻어라'가 출간되었을 때 데이브는 디즈니의 글로벌 배급 책임자였다. 드웨인 존슨 같은 스타들에게 영화 개봉 전략을 제시하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극장에 거는 게 그의 일이었다. 스톡옵션과 아카데미상 시상식 티켓이 제공되는 직업이었다.


2018년 봄,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인 숀 웨한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점심을 함께 했다. 웨한은 임원 식당에서 디즈니의 전설적인 CEO 밥 아이거의 테이블 바로 옆 테이블에 앉은 데이브가 "나도 10년 뒤엔 저 자리에 앉을 수 있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디즈니 CEO직을 원하지 않는다고 웨한에게 말했다. 40대 중반이었던 데이브는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어쩌면 평생 처음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퇴사했다.




'여자여, 얼굴을 씻어라'의 출간 4개월 후인 2018년 6월, 홀리스 부부는 텍사스 오스틴 외곽의 드리핑스프링스로 이사했다. 부부는 자신들의 가족회사를 자기계발 제국으로 만들려고 했다.


직원들은 데이브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관리하기 시작했는데 데이브는 직접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디즈니의 PR 업무를 총괄했던 사람이다. 컨퍼런스 때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새 영화가 개봉하면 기자들의 전화를 받는 게 그의 일이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브랜드로 만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2019년 여름,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게 편해진 순간이 데이브에게 찾아왔다고 그와 가까이 일했던 직원은 말한다. 그는 자신의 가족 회사 홀리스 컴퍼니Hollis Co.에서 기획한 사흘 짜리 자기계발 수련회에 참가 중이었다. 데이브가 캠프파이어에서 우왕좌왕 뛰어다니고하고 있을 때 미니애폴리스 교외에서 온 미용사 휘트니 배스Whitney Bass가 그를 붙잡았다. 배스에 따르면 자신이 데이브에게 자기 남편이 홀리스 부부의 팟캐스트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자기계발 업계에 대해 데이브가 갖고 있던 회의감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고마워요." 배스는 데이브가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한다. "저는 공감할 수 없는 사람과 결혼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배스는 데이브에게 자신과 셀카를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곧 더 많은 팬들이 생겨났고 데이브의 두 번째 커리어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예전엔 아내 레이첼의 솔직함에 당황했던 데이브는 곧 자신의 불안감과 결혼 생활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레이첼이 팔로워들에게 '섹시한 9월'에 동참해 9월 한 달 동안 매일 섹스를 하자고 제안하자 데이브는 이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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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장 평범한 순간조차도 세심하게 큐레이션된 SNS 게시물이 됐다. 데이브와 직접 일했던 한 직원은 어느 날 오후, 그가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 늦게 도착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 직원은 그를 기다리던 중 그의 인스타그램에서 그가 방금 네 명의 아이들과 여행을 마치고 출근하는 중임을 알게 됐다. 일하면서도 아이들의 케어를 놓치지 않는 슈퍼대디였다.


"많이 피곤하시겠어요." 그가 도착하자 직원은 말했다.


"유모도 비행기를 같이 타고 왔어요." 데이브는 이렇게 답했다 한다. "하지만 SNS에 그런 이야기까지 하면 도움이 안되죠."


과거에는 가끔씩 애들 사진이나 아름다운 석양 사진이 올라가던 데이브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제 팔로워 40만을 거느리며 하루 평균 1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오는, 내러티브를 가진 브랜드가 됐다. 그가 몰던 포드 브롱코 SUV는 '인크레더블 헐크'가 됐다. 그의 네 자녀는 데이브의 인스타그램에 단골 출연진이 됐다. 특히 막내 노아가 그랬다. 노아와 함께 노는 시간은 '노아와의 티타임'이라는 방송이 되었다. 그리고 2020년 3월 출간을 앞두고 있던 자신의 첫 책 '당신의 방식에서 벗어나라Get Out of Your Own Way'을 예약주문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책에서 데이브는 자신도 한때 독자들처럼 자기계발의 세계가 "나약한 정신의 소유자들에게 기분 좋은 신비주의를 파는 사기꾼들로 가득 차 있다"고 확신했었다고 고백한다. 이제는 솔직하게 털어놓는 데 너무 익숙해진 그는 '여자여, 세수를 해라'를 처음 읽었을 때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털어놓는 것으로 책의 서두를 연다.


"보드카 한 병을 다 마셨다. 하루 반 만에. 나 혼자서." 데이브는 레이첼의 과도한 공유를 견디는 데 무엇이 필요했는지를 설명했다.


알고 보니 굴욕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책의 나머지 부분은 삶에서 얻은 일화를 바탕으로 "진짜 남자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같이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을 살펴본다. 스탭들은 그의 회의적인 태도를 강점으로 바꿨다. 데이브는 정기적으로 다이렉트 메시지와 댓글을 읽었다. 팬들은 그가 답장을 보낸 후 불쑥 연락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직 직원들에 따르면 그가 스타덤에 오르면서 부부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형성됐다 한다. 레이첼은 새로 만든 프로덕션 부서에 '3% 찬스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데이브가 레이첼의 자기계발 사업 성공 가능성 3%로 평가했던 데서 따온 것이다.


그러던 2020년 6월, 홀리스의 직원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는 슬랙 메시지를 받았다. 레이첼과 데이브가 이혼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레이첼은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이혼을 알리는 게시물 바로 아래에는 부부가 웃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팬들은 순식간에 열 받았죠." 미니애폴리스에서 셀카를 찍으려고 데이브를 붙잡았던 팬 배스는 말한다. 정작 자신들은 별거 직전인 부부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자신을 모범인 양 팔고 있었다고?


데이브는 자신이 그들의 의견에 동의함을 깨닫고 자책감을 느꼈다. "우리가 얼마나 더 거짓될 수 있었을까?" 웨한은 그가 이렇게 물었던 것을 기억한다.




모든 것이 완벽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이혼은 이들에게 불만을 갖고 있던 레딧 사용자들에게 기름을 끼얹었다. 그리고 레이첼은 (유명 평론가 케일라 오브라이언Kayla O'Brien의 표현을 빌리자면) "끝없는 콘텐츠 생산 기계"가 되었다.


오브라이언은 인기 인플루언서와 틱톡 사기꾼들에게서 볼 수 있는 엉터리 과학, 이상한 가르침, 위선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유튜브 동영상을 만든다. 레이첼을 비판하는 동영상은 곧 오브라이언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됐다. "사업으로서 만든 영상이긴 하죠." 오브라이언은 유튜브 영상으로 한 달에 1500달러 정도를 벌 수 있다며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표현했어요."


부부가 헤어진 그 해에 또 다른 논란들이 잇따랐다. 가장 큰 사건은 레이첼이 가정부를 "화장실 청소나 하는 여자"라고 무시했을 때였다. 한 팔로워가 그런 표현이 그녀를 '특권층'과 '공감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든다고 말하자, 레이첼은 쏘아붙였다.


"언니야, 내 인생에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는 삶을 사는 거야." 레이첼은 틱톡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막에는 자신이 해리엇 터브먼, 말랄라 유사프자이, 중국 최초의 여성 황제 측천무후 등 자신이 존경하는 여성들처럼 되고 싶다고 썼다.


그는 영상에 "모두 X나 공감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나온 시기는 2021년 4월로, 인종차별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이 미국의 업계와 문화를 뒤흔들고 있던 시기였다. 레이첼의 브랜드는 훼손됐고 팔로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최근 게시글에서 제가 했던 말들에 대해 정말 깊이 사과드립니다." 레이첼은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하지만 소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데이브가 설립을 도왔던 가족 회사는 핵폭탄을 맞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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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완전 슬픔의 구렁텅이였죠." 린 맥케이Lynn McKay는 2020년 여름, 데이브를 처음 본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가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이 지역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도로에서 조깅을 하던 데이브를 보았다. 사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데이브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과거의 삶이 그리웠다.


데이브는 인스타그램에 싱글대디가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투영했다. 그는 '#목표달성챌린지'와 "완벽주의를 깨뜨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팔로워들에게 맥케이 부부를 소개하며 하느님이 이 부부를 자신에게 보내 주셨다고 말했다.


"우리는 게스트 출연자이자 이웃이었어요." 린은 말한다.


맥케이 부부는 데이브와 운동을 같이 했고 데이브는 종종 운동하는 모습을 스트리밍하곤 했다. 여러 애슬레저 브랜드에서 데이브에게 레깅스를 보내 린이 운동할 때 자기네 레깅스를 입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데이브의 스트리밍에 처음 등장한 이후, 린의 남편은 인스타그램에서 하룻밤 사이에 팔로워가 1만 명이 늘었다.


하지만 린은 걱정이었다. 린은 밤에 집에 혼자 있는 데이브가 팔로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쓰지 말라는 게시물에 남겨진 댓글을 강박적으로 읽는 모습을 자주 상상했다고 말한다. "본인이 한 충고를 들으라구요!" 린은 데이브에게 말하곤 했다.


2021년 발렌타인데이에 데이브는 ABC의 익스트림 웨이트 로스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인스타그램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하이디 파월 Heidi Powell과 연인 관계를 맺게 되었다고 밝혔다.


하이디는 공지 글을 올리자마자 데이브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부정적인 댓글을 삭제했던 걸 기억한다. "정말 자상한 모습이었어요." 하이디는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데이브는 자신에 대한 비판 글을 자주 남기는 사람들을 발견했다며 그들의 SNS 계정 이름들을 줄줄 읊었다. 하이디는 그가 항상 자신에 대한 글들을 읽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 혐오 사이트 있잖아요." 하이디는 그곳을 이렇게 부른다.


하이디는 레딧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저는 평생을 바쁘게 살아왔어요." 그는 자신이 레딧을 모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말했다. 하지만 데이브는 집착했다.


데이브는 처음으로 하이디를 자신의 '인크레더블 헐크'에 태우고 오프로드에 나섰을 때, 차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영상을 업로드했다.


"다른 사람들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자기 자신에게서 느끼죠. 우리는 온 세상 사람들로부터 그런 부담감을 느꼈어요. 그들을 우리 삶 속에 들어오게 했기 때문이죠." 하이디는 말한다. "마치 '트루먼 쇼' 같아요."


'팬케이크게이트'와 2022년 초 시작한 재활치료 이후, 데이브가 SNS에 돌아오고 싶은 '갈망'으로 다시 로그인하기까지 약 4개월이 걸렸다. 친구들은 데이브가 사람들을 돕는 데 얼마나 열심인지 알았고—한 여성은 데이브의 동영상을 본 후 자살 유서를 버렸다고 말했다—그래서 그가 좋아하는 일대일 코칭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들은 똑똑하고 성공한 (47세의) 친구가 왜 그렇게 레딧의 악플꾼들과 7000달러짜리 광고 포스팅에 집착하는지 의아해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습니다. 제 정신 건강을 지킴과 동시에 모든 순간에 제 곁을 지켜준 커뮤니티와 계속 연결되고 싶습니다." 데이브는 인스타그램에 복귀를 알리는 게시물에 썼다.


데이브의 새로운 취미는 보디빌딩이었다. 팔로워들은 스프레이 태닝을 하고 치아 미백을 한 헬스의 화신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드라마의 시즌 막바지에 나타나는 반전 같았다. 인내와 보여지는 모습에 관해 몇 주 정도 새로운 포스팅 거리가 될 새로운 소재랄까. 현실은 달랐다. 이웃 주민들은 그가 '당신은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 같은 제목의 팟캐스트를 녹음하기 전, 아침 7시부터 술을 사서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2023년 2월 어느 날 저녁, 하이디는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던 데이브가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데이브의 생일이 다가오자 아들 하나가 아빠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데이브는 간단하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 데이브의 아들은 영감을 얻기 위해 온라인에서 아버지의 사진을 검색했다. 하지만 검색을 하다 누군가 자신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유튜브 동영상도 발견했다.


"어떻게 하면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 아빠인지 그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요?" 아들은 데이브에게 물었다.


데이브는 하이디에게 연락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이디가 보관하고 있는 메시지에서 그가 한 말이다. "난 정말 내 인생에서 이게 너무 싫어."


하이디는 스포트라이트를 벗어나고 악플러들이 이기게 두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니면 데이브 홀리스에 대한 긍정적인 콘텐츠로 인터넷을 도배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이디는 심지어 부정적인 의견을 검색 결과에서 몰아내기 위해 고용할 수 있는 검색엔진 최적화(SEO) 전문가도 있다고 언급했다.


데이브는 이렇게 답했다. "두 번째 방법으로 갈 거야." 2월 초, 팔로워들은 아무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 데이브는 딸이 낚시하는 사진을 올리고 '기술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팟캐스트를 올렸다.




새로운 계획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일주일 후, 친구들은 그가 너무 취해서 집에 태워다 줄 사람이 필요했을 정도라고 한다. 데이브는 집으로 들어가기 전, 다음 날 아침 알코올 중독자 모임과 교회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고 친구들은 말했다.


데이브가 전화를 걸었을 때 하이디는 집에 혼자 있었다고 한다. 하이디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호흡은 무거웠고 자신이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 나타나지 않자 한 친구가 그를 찾아갔다.


그는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례식 당시에는 데이브의 가장 친한 친구들조차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친구들은 최근 그가 고혈압으로 병원에 간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인터넷 게시판에선 그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추측했다.


2023년 2월에 열린 추모식에서는 데이브의 인생의 여러 장을 대표하는 연사들이 연단에 올랐다. 웨한처럼 학교 운동장에서 같이 축구를 하면서 그를 알게 된 친구들, 디즈니의 동료들, 동료 자기계발 인플루언서들이었다. 레이첼은 그 자리에 있었지만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할 말이 없고 가슴이 너무 아파요." 그는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아이들을 기도로 감싸주세요.")


데이브의 이웃인 린 맥케이는 여러 연사가 인스타그램에 적합한 버전으로 데이브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고 데이브의 유머, 연민, 자선만을 언급하는 불완전한 추도사를 읊는 걸 들었다. 린은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그때 데이브의 어머니가 나와 자신의 아들이 다른 많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면모를 가졌음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 문제로 힘들어 했었다. 린은 큰 안도감을 느꼈다. 누군가 드디어 필터를 뚫고 들어온 것이다.


나중에 부검 보고서에서 데이브의 사망은 사고로 판명되었다. 체내에서 독성 수준의 코카인, 에탄올, 펜타닐이 발견되었으며, 이 조합은 "기존의 심장 질환"과 치명적인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하지만 린은 그 마약들이 데이브가 다른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던 치료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린은 데이브가 바이럴로 생겨나는 명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SNS 플랫폼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모두 마약이에요."


몇 달 후, 웨한은 데이브의 마약 사용을 두고 인플루언서들이 팔로워들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는 '잠긴 문'이라고 표현했다. 웨한은 추모식에서 온라인에서 데이브를 알고 지낸 타인들의 파편적인 이야기들과 자기 자신의 기억을 조합해 보려고 했지만, 전체 그림을 보기에는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어린 시절부터 늘 친구들과 어울렸으며 5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던 데이브가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데이브는 휴대폰을 가슴팍에 놓은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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